[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부천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이 종교적 이유로 무수혈 치료를 원하는 심장질환자의 고난도 무수혈 수술에 성공했다.

무수혈 수술은 타 병원에서도 시행하고 있으나 2주 이상 무수혈로 에크모를 유지해 심부전 치료를 성공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바가 없다.

박인철(가명, 남, 53세) 씨는 만성 대동맥판막역류증과 이로 인한 심부전을 잃고 있는 환자이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과거부터 수차례 수술을 미뤄오다가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져 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환자가 종교적인 이유로 무수혈 수술을 원했기에 와파린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대동맥판막역류증이 오래돼 심기능이 떨어지고 심비대가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에크모를 이용한 심부전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 과장은 1월 26일 대동맥근부치환술 및 대동맥판막교체술을 마쳤으나 저심박출증 및 폐부종 소견을 보여 수술 3일째 되는 날 에크모를 삽입했다.

‘에크모(ECMO, 체외막 산소화 장치)’란 폐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 산소화된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의 펌프 역할을 몸 밖에서 기기로 진행하는, 즉, 심폐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사용하는 동안은 혈액응고를 막기 위해 헤파린을 사용해야 하고 또 혈액 세포가 조금씩 파괴되는 용혈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혈액 수혈이 불가피하다.

이를 무수혈로 2주 이상 유지한 것은 이전까지 보고된 바가 없었다.

에크모 치료에도 위중한 상태를 수 차례 겪었으나 점차 호전되어 수술 후 18일째 되던 날인 2월 13일 에크모를 제거했다.

이후 추가적인 처치를 시행한 후 일반병실로 옮겨진 박 씨는 차츰 건강을 회복해 수술 후 74일째 되는 날인 4월 10일 퇴원할 수 있었다.

부천세종병원 이종현 무수혈센터장은 “무수혈수술은 빈혈 교정은 물론 지혈, 항응고제 사용 등에 있어 까다롭기 때문에 고난도 술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와 코로나19로 혈액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수혈 수술 혹은 환자 혈액 관리 기법을 의료계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수혈이 불가능한 심장질환환자들, 특히 심부전이 심한 환자들에서도 적극적인 무수혈 심장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대진 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