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등 ‘청년공제’ 숙원 푼 의료법인, '퇴출로' 확보 총력
이성규 의료법인연합회장 '많은 불공평·역차별 개선 위해 최선'
2021.03.27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이제 의료법인 병원들도 신규 간호사들에게 자신 있게 채움공제 얘기를 꺼낼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 이성규 회장(동군산병원 이사장) 어조는 한껏 상기돼 있었다. 수 년 동안 공을 들인 과업이 성사된 직후였다.


의료법인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 편입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위해 정부가 2년 또는 3년 근속한 청년에게 성과보상금 형태로 만기공제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활성화 하기 위한 취지이지만 고용률이 높은 노동집약적 산업체인 의료법인 등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개인이 개설한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은 채움공제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병원 직원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였다.


가뜩이나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법인 병원들로서는 신규 간호사 채용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곧 간호사 등 신규 취업자들의 의료법인 병원 기피현상으로 이어졌다. 점점 심화되는 간호인력난의 주요원인 중 하나로 ‘채움공제’ 혜택 부재가 지목됐다.


누구보다 그 고충을 잘 알고 있던 이성규 회장은 대한의료법인연합회 회장 취임과 동시에 ‘청년채움공제’ 대상 편입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다.


이성규 회장은 “이러한 이유로 청년 취업자들이 의료법인을 기피해 가뜩이나 의료인력난에 봉착해 있는 병원들은 구인난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고 읍소했다.


이어 “의료법인은 공공성을 강요받지만 다른 설립 주체에 비해 지원과 혜택이 부족하고, 각종 차별을 받고 있어 어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고,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이성규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출범과 함께 수시로 여의도를 찾아 의원들에게 제도 개선 필요성을 알렸고, 결국 법적으로 제도권 편입을 성사시켰다.


이성규 회장은 “늦게나마 의료법인 병원들이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에 편입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지방 중소병원들의 간호사 구인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병원들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라며 “앞으로도 의료법인들에게 놓은 여러 불공평과 역차별을 타파하는 데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법인 다른 대우, 면세 혜택 절실하고 합병 허용으로 음성적 경영권 거래 차단 필요”


실제 같은 비영리법인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는 “의료법인은 사회복지법인이나 학교법인 등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동일한 비영리법인이지만 대우나 혜택은 확연히 다르다”고 성토했다.


사업범위의 경우 학교법인은 법인 내 수익 충당을 위한 사업의 제약이 없지만 의료법인은 가능한 부대사업을 제한하고 있어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세제 분야 역시 학교법인은 취득세, 재산세 등 여러 부분에서 면세 혜택이 주어지지만 의료법인은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규 회장은 “같은 비영리법인이지만 사회복지법인이나 학교법인에 비해 규제는 강하고 지원은 적은 작금의 상황이 서럽다”고 말했다.


‘퇴출구조 부재’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법인의 경우 교육부장관 인가를 받으면 파산절차를 거치치 않고서도 자발적 퇴출이 가능하지만 의료법인은 적법한 퇴출구조가 없는 실정이다.


이 회장은 “의료법인의 경우 존립기간 만료, 정관에 명시된 해산 사유가 아닌 이상 주무 관청의 설립허가 취소 또는 법원 파산절차 외에는 해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근로자 해고, 환자 강제퇴원, 채권자 피해 등 사회 문제로 직결되고 있으며, 음성적 경영권 거래과정에서 사기, 탈세 문제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계 의료법인 합병이나 합법적 퇴출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규 회장은 “의료법인에 대한 불공정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법인 병원들이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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