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0명 중 8명 "의대 증원 반대"
의료정책연구원 "2035년까지 1만5천명 부족 주장은 근거 없다"
2024.02.05 11:43 댓글쓰기

정부가 설 연휴 전(前) 2000명 이내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사 10명 중 8명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7일까지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4010명 중 3277명(8.17%)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의사 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4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향후 인구 감소로 인한 의사 수요 역시 감소될 것"(16.3%), "의료비용의 증가 우려"(15.0%),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14.4%), "과다한 경쟁 우려"(4.4%)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응답자 733명은 의대 정원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분야 공백 해소를 위해"라는 답변이 4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24.4%),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해서"(7.9%)  순이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의과 대학 정원을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5%(2508명)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지역의료 확충을 위한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의 지역인재전형 확대 방침에 대해서는 "반대"가 51.5%(2064명)로, "찬성" 48.5%(1946명)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인재전형 확대 반대 이유로는 "지역의 의료 질 차이 초래"(28.1%), "일반 졸업생들과의 이질감으로 인해 의사 사회에서 갈등 유발"(15.6%), "지역인재 전형 인재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 저하 가능성"(9.4%) 등이 꼽혔다.


지역의사제 정원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10년간 의무복무 하도록 하는 일명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2%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의사들이 생각하는 필수의료 분야 기피 원인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5.4%(1826명)가 "낮은 수가"라고 답했다. 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부재 36.0%(1445명), 과도한 업무 부담이 7.9%(317명)였다.


'응급실 뺑뺑이' 사태의 해결 방안으로는 "경증환자 응급실 이용 제한"(36.2%)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체계 강화(27.5%), 의료전달체계 확립(22.6%) 등이 제안됐다.


'소아과 오픈런' 사태의 해결방안으로는 소아청소년과 운영 관련 지원(47.2%), 소비자들의 의료 이용행태 개선 캠페인(14.0%), 조조·야간·휴일 진료 확대 지원(8.1%), 실시간 예약관리 시스템 개발 및 보급, 특정 시간대 파트타임 의사 고용 지원 등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의대정원 확대에 앞서 필수의료 분야 수가의 합리화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은 "정부는 2035년까지 의사가 1만5000명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 접근성, 수술·입원 대기시간, 건강 지표 등 의사 수 과부족을 판단하는 다양한 지표들은 배제한 편향된 일부 연구 결과만 반영한 수치로 보여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 한 명을 양성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약 10억 가까운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 의사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의료비 증가와 매우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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