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행정처분 법리 논쟁…'정당 vs 부당'
업무개시명령서 송달 방식‧사직서 수리금지 등 '위법성' 여부 논란
2024.03.10 05:48 댓글쓰기

[기획 3] 정부가 사직서 투쟁을 진행 중인 전공의들에게 업무 복귀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전공의들 복귀는 요원하기만 하다. 특히 지난 3월 5일부터 8983명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 향후 전개될 법적 공방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의료법 59조 등을 근거로 사직 투쟁 중인 전공의들을 처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전국 수련병원에 내린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과 전공의들에 내린 '업무개시명령' 효력 여부가 최대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디는 전공의들의 법적 자문을 위한 변호인단 '아미쿠스 메디쿠스' 대표인 이재희 법무법인 명재 변호사와 이에 대한 세가지 쟁점을 살펴봤다. 


업무개시명령, 전화 끄고 잠적해도 '송달' 효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오후 7시 기준 전공의 1만3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정부는 21일까지 7038명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에 일부 전공의들이 '블랙아웃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들려왔다. 블랙아웃은 문자 등으로 송달되는 업무개시명령을 받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꺼두는 행위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장을 맡았던 신상진 성남시장은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업무개시명령 송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 바뀐 점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지난 2022년 1월 행정절차법이 개정되면서 현재는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문서만 통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업무개시명령 송달 근거가 되는 행정절차법은 지난 개정을 통해 '긴급하게 처분할 필요가 있을 때는 문자 전송·팩스 또는 전자우편 등 문서가 아닌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 변호사는 "문자 전송이지 송달이 아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문자를 전송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정부도 일단 문서로 송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 다음 송달이 어려웠기 때문에 긴급해서 어쩔 수 없이 문자를 전송했다는 명분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ILO 29호 '강제노동 협약' 위반 여부 촉각


이재희 변호사는 "2020년과 또 다른 점은 우리나라가 국제노동기구(ILO) 29호 협약에 비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9호는 '강제노동 협약'으로 ILO는 처벌 위협 하에 강요된 노동 또는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닌 노동을 강제노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21년 이 협약을 비준했다.


이 변호사는 "29호 위반으로 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ITF)와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가 29호 등 ILO 핵심 협약을 위반했다'며 ILO에 긴급개입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당시 ILO 사무총장이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면서 노조 측은 "ILO '개입'이 조약을 위배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개입이 아닌 단순 의견 조회"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사직서 수리를 일괄 금지하면서 전공의들에 강제노동을 시켰다고 볼 수 있다"며 "형사처벌로 겁박하면서 노동을 시킨 게 가장 전형적인 강제노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 때문에 아직 사직서를 내지 못한 전공의들도 있다. 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단, 29호에서 강제노동에 포함되지 않는 5가지 예외조항에 해당될 여부도 관건이다.


29호는 비상상황으로 △전쟁 발발 △화재, 홍수, 지진 등 재난·재해 발생 △인구 전체 또는 일부의 생존이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 발생 등을 두고 있다.


일괄적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위헌 여부 따져야


정부가 전공의들을 처벌하는 주요 근거는 의료법 59조에 있다.


59조 2항에는 '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집단 휴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같은 59조 3항에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2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59조 2항 명령 위반시 면허취소에 이를 수도 있다. 다만 여기에는 전공의들이 의료기관에 종사 중인 경우라는 전제가 따른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20년과 가장 다른 점은 전공의들이 사직을 표명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항 명령 위반을 만들고자 전공의들을 수련병원에 붙잡아두기 위해 1항 명령으로 사직서 수리를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20년의 무단 결근, 휴가 등은 고용관계 유지를 전제로 한 만큼 집단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직은 고용관계 종료를 전제로 한다. 결코 집단행동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단행동은 사측으로부터 얻어내려는 게 있을 경우를 말한다. 사측과 고용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것을 '집단행동'이나 '파업'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헌법소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릴 게 아니라 수련병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진정한 사유가 있는 사람들은 수리하라고 선별적 명령을 내렸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금지명령을 통해 정부가 수련병원이 사직 수리를 판단할 수 있는 자율성을 뺏으면서, 개인적 사유로 사직하려는 전공의들을 강제 노동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금지명령 처분은 수련병원장들에 내려진 것이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다"며 "헌법소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강압적인 대처가 이어지면서 보건복지부 장‧차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사직이라는 마지막 권리까지 제한해 버렸다"며 "직권을 남용해 사직서 수리를 일괄적으로 금지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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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 지바고 03.10 11:28
    인류 영화사의 위대한 명작 닥터 지바고 보면, 러시아혁명때에도 다친 민중을 돌보고 1차 세계대전때도 오랜기간 다친 군인들을 돌보던 지바고가 집에 돌아가보니 집은 민중이란 사람들이 3/4는 빼앗아버리고, 과거 성실히 의사한거에 대한 공적은 없이, 적백내전에 끌려들어가 제대기한도 없이 무제한으로  제대안시키고 군의관시키고... 결국 어찌되었나요? 스스로 지치고 가족이 그리워 탈영해 집에 가보니 풍비박산나서 가족들은 프랑스로 도피하여 이산가족되고 결국 정부와 숨어지내다 정부마저도 도피해서 헤어지고... 공산주의체제하에서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지금 상황과 유사하단 느낌이 듦.
  • 가짜판새 03.10 09:04
    법적 다툼은 길게 갈 거 같고 그 동안 환자는 고통받고 선거는 다가오고 정부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대학병원원 망하고 문죄앙 똥물을 피하고 나니 윤똥차가 시원하게 똥물 퍼붓네. 선거때마다 정치권에서 이런 짓 못 하도록 이번에 선생님들 마음 단디 무이소. 대부분 국민들은 의사의 질투심에서 정부와 병협을 박수 치고 잇습니다. 우매한 국민과 폭력적인 정부를 바로 인식 시키기 위해서는 굴복하면 절대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