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의료진 사이에서도 공방이 여전한 허리수술
, 과연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
흔히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 대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를 전향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수술을 한 경우 1달 이내 통증 호전 효과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 비수술적 치료 효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적절한 치료 방침 결정 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팀은 상급의료기관으로 의뢰된 추간판 탈출증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수술과 비수술 그룹으로 나눠 추적 관찰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이 돌출돼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요통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요통 및 다리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증상이 지속된 기간, 통증의 강도, 신경학적 장애 등을 고려해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는 운동, 약물, 물리치료 등이다. 수술적 치료는 6주 동안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는 참기 힘든 통증이 있거나 하지 마비가 초래한 경우 등에 시행한다.
최적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에 해외에서 발표된 전향적 연구들이 있었지만 국내의 실정이 반영된 연구가 없는 데다 환자군 선택의 기준이 넓어서 명확한 치료 방침이 부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치료 방법에 따라 ▲수술 코호트 57명 ▲비수술 코호트 71명으로 나눈 뒤 통증과 삶의 질 관점에서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와 비교해 1달 내로 빠르게 요통과 하지 통증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2년 정도 경과를 관찰하면 비수술적 치료 이후에도 증상은 점진적으로 호전돼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효과의 큰 차이는 없었다.
또한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삶의 질은 비슷한 정도로 향상됐다.
연구팀은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과 삶의 질이 호전될 수 있지만 더딘 호전에 따른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의 제한으로 발생하는 사회 경제학적인 손실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천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을 권유받은 추간판 탈출증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의 실제 결과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된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이어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경우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으나, 마비가 동반되거나 심한 추간판 탈출증 등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어 꼭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2월호에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