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방역 지침이 강화되면서 기존 업무와 방역 업무를 장기간 병행해 온 병원 직원들의 피로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됐지만,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에서는 입구 키오스크를 통한 사전 문진과 방문증 발급, 발열 체크 등 기존 방역 지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5일 강원대학교병원 노사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3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노조 측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직원들을 동원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측은 "직원들이 근무시간 중 부서별 지원을 가거나 휴일 당직 근무를 수행해 업무지장 및 피로도 증가가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업무 대처 방안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직원들에게 업무 병행을 요구함에 따라 직원들의 고충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원 측은 "본원이 국민안심병원이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원이어서 출입통제 및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통제근무를 완화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내비쳤다.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원인력 및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 중이나 외부인력에게 감염통제근무를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노사 양측은 우선 직원들에 대한 격려금 지급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경북대학교치과병원에서도 발열 체크 전담인력 확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인력을 추가 요구할 것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보공단에서는 의료기관의 코로나19 관련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방역지원 인력을 5000여명 가량 채용해 올해 말까지 전국 병원 및 보건소에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방역 관련 업무를 일임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일부 병원에서는 인력마저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수도권 A대학병원 관계자는 "출입자 문진표 작성 및 열 체크와 같은 단순 업무는 외부 인력을 고용해 활용하고 있으나 입원 상담이나 응급실 환자 관리 등 업무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급여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소정의 격려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소재 B대학병원 관계자도 "코로나19 초기처럼 방역 업무로 인한 내부 혼란은 거의 없지만 의료진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도 업무 병행에 따른 누적 스트레스가 장기화된 것"이라며 "기존에도 인력이 부족했던 지방 병원의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