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중구 이전···20년 기다린 서초구 ‘허탈’
'올 4월 서울시장 선거 후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 병원 유치 노력'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보건복지부와 국방부의 업무협약으로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정기현, NMC) 신축 이전 사업이 종지부를 찍으며, 약 20년을 기다려 온 서초구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포함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소재 극동 공병단 부지로 신축 이전하는 업무협약을 6일 국방부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1958년 설립된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2003년부터 국가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실질적 총괄기관인 '국가 중앙병원'으로 확대·개편하기 위해 신축 이전 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서초구 원지동 부지로 의료원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계획했는데, 이는 2001년 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 일대를 추모공원 부지로 확정 후 ‘서울 추모공원(화장장)’을 설립하면서 주민 인센티브 일환으로 진행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서초구 일부 주민들 반대와 원지동 인근 경부고속도로로 인한 소음과 주변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는 등의 복잡한 사안때문에 따라 의료원 이전 사업은 20년 가까이 지연됐다.
의료원 이전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이자 지난해 4월 故 박원순 시장은 NMC를 중구 방산동 일대 미 공병단 부지로 신축·이전하자고 제안했고, 복지부와 국방부가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며 기존에 추진 중이었던 원지동 이전 사업은 자연스레 무산됐다.
의료원 이전을 준비하며 기다려 온 서초구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계약파기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작년 7월 복지부와 서울시가 중구 공병단 부지 신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을 당시 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는데 국방부와도 협약 체결이 발표돼 대안을 마련해야 할 듯하다”며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향은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현재 서초구 원지동의 NMC 이전 예정 부지는 비어 있는 상태로 NMC 이전이 무산되면서 향후 용도가 모호해졌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고 서울시장 자리도 공석이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 4월 보궐선거 후 하반기쯤에나 부지 활용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서울시장은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4월 7일 보궐선거가 예정돼있다.
그는 “서초구에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주민들과의 오랜 약속이었는데 일방적으로 취소하게 돼버렸다”며 “어떤 종류의 건물이 들어올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래 의료원을 유치하려고 했던 자리이니 만큼 병원이 유치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국민의 힘, 서울 서초을)은 지난해 7월 복지부와 서울시 업무협약 소식을 접하고 “서울시와 복지부의 이번 발표는 지난 20년간 희생과 양보로 인내의 세월을 보내며 참아 온 서초구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신적 결정으로 심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성중 의원실 관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중구 이전 확정 소식을 듣고 박성중 의원님은 관계자들과 부지 사용 등 추후 대책 등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