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손실보상금 '607억' 곧 받는다
대법원 판결 7개월 만에 마무리, 오늘 국무회의 안건 상정···정부 예비비서 지급
2020.12.22 06: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지급하지 않은 메르스 손실보상금 607억원이 빠르면 이번 주 병원에 전달된다.
 

손실보상금을 둘러싼 대법원 재판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승소한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지급이 향후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협조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추이도 주목된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병상이 부족해지자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며 민간병원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삼성서울병원이 승소 후에도 수개월동안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례를 들며 불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복지부 질병정책과에 따르면 오늘(2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삼성서울병원 손실보상금 지급 과정에 대한 안건이 상정된다.


해당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되면 빠르면 이번 주 내,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병원 측에 손실보상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5월 대법원 판결 이후 보상금 액수를 재산정하기 위한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수개월 간 진행됐고, 지난달 25일 보상액이 2015년 당시 산정됐던 607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소관 부처 검토를 거친 국무회의에 상정 안건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의결된다. 보상금은 예비비에서 충당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중동기호흡기중후군(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협조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환자를 치료·진료·격리하거나 병동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의료기관 176개소가 대상이 됐다.


하지만 2017년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은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수퍼전파자’인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을 늦게 제출해 집담감염을 확산시킨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손실보상금 지급 문제를 두고 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은 긴 소송전에 돌입했고 5년 여 법정공방 끝에 대법원은 금년 5월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이 늦게 통보된 것이 질병의 확산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명단 지연 통보는 병원과 보건당국 사이 의사소통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병원에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역학 조사관이 6월2일이 돼서야 명시적으로 연락처가 포함된 명단을 요구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복지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 측에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은 지급의무에 대한 것으로, 금액에 대해선 재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 판단 이후 반년여 만에 지급이 이뤄지게 되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 중 민간병원들의 협조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간 정부는 수도권에서 중환자 병상이 부족과 관련해 민간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협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병상확보가 여의치 않자 지난 18일 보유 병상의 1% 이상을 중환자치료용으로 비워달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밖에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협력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정부 요청에 병원들이 쉽게 응하지 않는 데는 보상책에 대한 병원들의 신뢰도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손실보상금 미지급 소송전은 정부가 유인책을 발표할 때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사례다.


대한중환자의학회 A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 이후에 손실보상금 재판에서 승소했지만, 아직까지도 지급이 되지 않고 있고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대구동산병원에 대한 손실보상금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그간 감염병 사태와 관련한 보상금 전달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 또한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강압적이고 비현실적인 행정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병원들의 신뢰를 얻었어야 한다"며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손실보상금을 아직도 지급하지 않았으며 대구동산병원 보상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으면서 어찌 병원들이 기꺼이 나서기를 기대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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