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20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의 수술 성공률을 97.8%까지 높였다고 밝혔다.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내막에 흐르던 혈액이 대동맥 중막 쪽에도 흘러들어가게 되는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이 파열될 위험이 있어 굉장히 치명적인 질환이다.
응급수술을 바로 받지 않을 경우 이틀 내 절반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지만, 수술 자체도 고난도라 치료가 매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은 흉부외과 주석중, 김준범 교수팀이 지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중 혹은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인 '수술 사망률'이 최근 5배나 낮아졌다. 반면 수술 성공률은 97.8%까지 높아졌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급성 대동맥 박리로 수술받은 환자 365명의 결과를 5년 단위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5년 단위마다 수술 성공률이 각각 약 89%, 89%, 90.1%, 97.8%로 높아졌다. 즉 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인 수술 사망률을 약 11%(1999~2004년)에서 2.2%(2014~2019년)로 5배 가까이 낮춘 것이다.
특히 쇼크 상태로 병원에 온 고위험 환자 비율이 8.8%에서 15%로 약 1.7배, 대동맥과 심장을 연결하는 대동맥 판막까지 함께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등 수술 범위가 넓은 복합 수술 비율이 3%에서 23%로 약 7.7배 증가했음에도 수술 성공률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대동맥 박리 수술 시간은 평균 284분에서 194분으로 약 31.6% 단축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이 평균 80~85%인 것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다.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과거에는 쇼크 상태 환자나 대동맥 손상 범위가 넓은 환자는 수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험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고 수술했음에도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며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결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 박리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을 앓고 있기 때문에 평소 혈압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지 며칠간 약 복용을 거르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의료진을 찾고 평소 복용하는 약을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흉부외과학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흉부외과학회(EACTS, 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Thoracic Surgery)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