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공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전국 공공의료기관에 대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진료 특혜' 인식이 전년도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대병원보다는 지방의료원이 환자 진료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청렴도 향상을 위한 제도적 노력 부문은 국립대병원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22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0년도 국·공립대학, 공공의료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가 지난 9월부터 3개월 간 전국 국공립대학(34개) 1만2239명, 공공의료기관(44개) 8897명 등 총 2만1136명의 소속 직원과 이들 기관을 경험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전화·온라인(이메일·모바일)을 통해 조사한 결과, 올해 국공립대 종합청렴도는 전년보다 0.10점 오른 7.79점으로 집계됐다.
공공의료기관은 지난해와 동일한 7.41점으로 조사됐다.
국공립대 종합청렴도는 ▲계약 ▲연구 ▲행정 ▲조직문화제도 등 4개 분야에 대한 부패수준 인식과 경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직원·강사·조교·연구원·계약 업체 관계자들이 조사에 참여했다.
계약(9.60점), 조직문화제도(7.94점), 연구(7.36점), 행정(7.22점)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계약 분야 점수는 각 대학과 직접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항목이고, 조직문화제도는 교직원 등 내부 직원이 평가하는 항목이다.
공공의료기관 종합 청렴도는 의약품·의료기기 납품업체 관계자, 각 의료기관에 2일 이상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 공공의료기관 소속 직원, 2년 내 이·퇴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다. ▲계약 ▲환자진료 ▲내부업무 ▲조직문화 ▲부패방지제도 등 5개 항목을 평가했다.
영역별로는 계약(8.03점), 환자진료(7.71점), 조직문화(6.78점), 부패방지제도(6.40점) 순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국립·지방의료원(7.61점)이 국립대병원(7.02점)보다 청렴도 점수가 높았다.
이 가운데 환자진료 분야는 진료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의료 특혜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국립·지방의료원(7.88점)이 국립대병원(7.38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립대병원에서 특정인에 대한 의료 특혜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보다 강했다는 의미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강릉원주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한경대학교 등 3곳이 최근 3년 간 종합청렴도 1~2등급을 유지한 우수 국공립대로 조사됐다. 공공의료기관에서는 대구·포항·청주·원주·군산·서산·안동의료원 등 7곳이 우수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대비 2등급 이상 상승한 기관으로는 공공의료기관 중에선 서울대병원, 국공립대학에선 울산과학기술원이 각각 선정됐다.
서울대병원은 계약·환자진료 분야에서 3등급에 머물렀지만 내부업무·조직문화·부패방지제도 3개 분야에서 2등급에 오르며 종합청렴도 2등급에 기록됐다. 지난해 종합청렴도 4등급에서 2계단 상승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진료 투명성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제도적 노력이 전반적인 순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대병원은 계속해서 5등급을 유지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역시 작년에 이어 5등급에 머물렀다.
임윤주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은 "감염병 확산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공립대학의 청렴도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가 환자진료 등 영역에서 상승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