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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만성 B형간염 ‘단기 완치’ 가능성 제시
내과 김윤준 교수팀, 경구제+주사제+백신 복합요법 주목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평생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하는 만성
B형간염을 단기간 완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항바이러스제와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투여 후 백신을 접종하면 단기간 내 완치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다.
서울대병원 내과 김윤준 교수팀은 항바이러스제 엔타카비어로 바이러스가 억제된 만성 B형간염 환자 111명을 대상으로 주사제 페그인터페론 병용치료 후 백신을 접종하는 복합치료 연구 성과를 1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엔테카비어+페그인터페론 치료 1개월 후 백신 접종 ▲엔테카비어+페그인터페론 치료시 함께 백신 접종 ▲엔테카비어만 투약한 그룹을 각 1:1:1로 나눠 100주 후 결과를 확인했다.
만성 B형간염 치료목표는 ‘혈청 표면항원(HBsAg)’ 소실로 이를 기능적 완치로 본다. 혈청 표면항원이 소실된 환자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발생 위험이 낮다.
연구결과 약물 치료 1개월 후 백신을 접종한 그룹은 혈청 표면항원 소실이 유의하게 높았다. 37명 중 6명이 제거돼 소실률은 16.2%였다.
6명 중 한 명 꼴로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엔테카비어의 단독치료 그룹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심각한 부작용 차이는 없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만성 B형간염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토착화돼 간경변증과 간암을 유발한다. 현재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억제에는 효과적이지만 혈청 표면항원이 없어지는 환자 비율은 연간 0.8% 수준이다. 완전히 사라지려면 약 52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페그인터페론과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경구 항바이러스제 단독치료에 비해 혈청 표면항원 제거율이 높다는 것은 이전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부작용과 비용-효율성이 낮아 표준 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두 가지 치료법, 즉 경구 항바이러스제와 페그인터페론에 이어 B형간염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혈청 표면항원 제거율이 증가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힌 것이다.
특히 새로운 약제가 아니라 기존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던 약제들을 조합해 16.2%라는 높은 완치율을 기록한 점에서 주목된다. 평생 복용해야 했던 항바이러스제 중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윤준 교수는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B형간염 환자는 2년 이내에 기능적 완치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감염병학회지(Clinical Infectious Disease)’ 온라인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