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서울시가 의료시설이나 고시원 등 대형 인명피해로 번질 수 있는 다중이용업소를 전수조사, 화재취약건축물 480동을 선별했다. 이 중 의료기관은 총 42곳 포함됐다.
서울시는 다중이용업소와 피난약자 이용시설 총 2만4592동 중 불이 붙기 쉬운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되고,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화재취약건축물을 전수조사로 파악한 결과 이와 같다고 7일 밝혔다.
요양병원과 같은 피난약자 이용시설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예방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으면 대형화재로 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지난 7월 전남 고흥군 고흥읍 남계리에 위치한 윤호21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병원 안에는 입원 환자 69명과 간호사 7명 등 89명이 있었는데, 병원 내 스프링클러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점 등의 이유로 완전 진화까지 2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해당 병원은 지난 2004년 설립됐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박상진 고흥소방서장은 "구체적인 법령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 병원은 민간업체에서 조사한 결과, 당시 소방법 위반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화재취약건축물 480동에 대해 화재안전성능보강 공사비를 오는 2022년 12월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시비 총 124억원이 투입돼 건축물당 최대 26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화재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기존 건축물을 대상으로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첫해엔 시범사업으로 5동, 올해는 32동 등 현재까지 총 37동을 지원했다.
이번 화재안전성능보강 공사는 올해 5월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에 따른 것으로, 시는 화재취약건축물 선별을 위해 국토부, 자치구와 합동으로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서울소재 피난약자 이용시설, 다중이용업소 총 2만4592동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1만2812동을 1차로 추리고, 현장조사를 통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3층 이상 건축물 480동을 선별했다.
시는 480동의 건축물 소유자가 공사비를 지원받아 화재안전성능공사를 할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통보도 완료한 상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신축 건축물의 화재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재에 취약한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는 공공이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화재에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