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건물 인테리어 공사 및 임차료 76억원 이상을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타 법인 간 지원은 형법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일원역에 신설된 삼성생명 건물 6개 층을 임차해 교수동과 행정동을 이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성균관대 의과대학 일원캠퍼스’로 포털 지도 등에 표기돼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8년부터 인테리어비 105억원을 들여 에스원에 공사를 맡겼다. 이후 임차료로 2018년 58억원, 지난해 124억원을 삼성생명 측에 납부했다. 해당 기간 동안 건물에만 287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성균관의대는 해당 건물 중 ‘2개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액수에 차이가 있을 뿐 병원이 학교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건물 내부에 교수동, 행정실 등이 입주돼 있고, 의대 홈페이지에는 학교 임상교육장으로 소개돼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균관대학교가 보유한 교육용기본재산에는 일원동 부지 및 건물과 관련 어떤 내용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의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르면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교지와 교사를 마련하고 보유·처분할 때는 교육부 승인이 필요함에도, 해당 부처 승인도 받지 않았다.

 

고영인 의원은 법인이 다른 삼성서울병원이 성균관대 교육용 건물에 대한 비용을 대납하고 있고, 이는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위반 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고영인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이 만년 적자를 기록하며 세금 한 푼 안내면서도 수 조원 대 매출을 올리는 것은 70%에 가까운 비용이 건강보험료로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병원은 의대의 목적시설 비용을 대납하고, 대학은 교육부 신고 없이 교육시설을 운영해 당사자 모두 쌍벌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두 기관에 대해 엄중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지난 1997년에 병원과 의대가 체결한 교육협력병원 협약에 따른 것인 만큼 배임과는 무관하다”며 “해당 건물도 임상실습을 위한 공간일 뿐 의과대학 시설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