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이어 최근 재계에서 현금 자산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 부영그룹이 병원사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간 매각이 번번이 좌절됐던 금천구 시흥동의 병원 부지에 의료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2020년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설립 완공을 목표로 한다.
18일 금천구는 “부영그룹이 재산을 출현한 의료법인 우정의료재단의 설립 허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지난달 이사회 의결을 통해 933억원에 달하는 시흥동 금화로 주변 토지 2만㎡을 우정의료재단에 증여했다.
대한전선의 옛 공장 터였던 해당 부지는 2012년 부영그룹이 병원 건설을 목적으로 사들였다. 금천구 또한 의료기관 신설에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이후 부영은 백병원과 순천향대학에게서 부지를 인수하려 했으나 토지 가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이견을 보여 원만한 진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뒤이어 2015년 경 부영은 예수병원 및 중원대 등과 함께 서남의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재정기여 후보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교육 및 병원경영 경험 부족이 약점이 됐다. 보바스병원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도 언급된 바 있으나 결국은 인수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재정비 촉진지구에 해당하는 부지는 오랜 기간 동안 방치됐다. 대한전선 공장이 이전된 2004년부터 따져보면 근 10여년이 넘는 기간이었다. 이에 부영은 직접 의료법인을 세워 병원 건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천구에 의하면 설립허가를 받은 우정의료재단은 계획대로 병원 건립을 추진할 수 있다. 재단이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병원 건립은 내년부터 추진되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500병상 이상을 보유하고 지하 4층~지상 25층 규모에 20개 이상 진료과목을 확보한 종합병원으로 추진되며 차후 건축계획에 따라 규모가 확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부영그룹은 건축비 250억을 현금으로 출자했고 기타 운영 관련 비용을 위해 추가로 200억의 현금을 출자한 상황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제 막 허가를 받아 병원 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부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병원 건립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부영그룹 또한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삼성·두산 등 대기업이 연이어 뛰어든 바 있는 의료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는 셈이어서 진행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 서남지역에 해당하는 부지 근처에는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및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