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환수 의료기관 긴장···급여비 조기지급 '중단' 촉각
공단, 코로나19 관련 '패널티' 부여 공문 하달···병원계 '가혹한 결정' 불만
2020.10.12 05: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의료기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시행 중인 급여비 조기지급과 관련한 정부 행보에 대해 병원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삭감’ 및 ‘환수’와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조기지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일선 병원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2월 28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요양기관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요양급여비용 조기지급을 시행하고 있다.

 

조기지급은 의료기관에서 진료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비를 청구하면 심사결정 통보 전에 청구금액의 90%를 우선 지급하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조기지급 후 심사결정 내용이 통보되면 심사결정 금액에서 조기지급액 및 세액 등 각종 공제금을 차감한 잔액을 의료기관에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병원이 급여비 1000원을 청구하면 우선 900원을 조기에 지급하고 심사결과 950원이 건보공단에 통보되면 앞서 제공된 900원을 제외한 차액 50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의료기관들 입장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환자수 감소와 경영수지 악화 속에 조기지급을 통한 자금운용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기관들에게 ‘요양급여비용 조기지급 제외 안내’라는 제하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요양급여비 심사에서 삭감이 결정돼 환수 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조기지급을 전면중단하겠다는 통보였다.

 

심평원 심사과정에서 급여비 삭감이 결정돼 조기지급금을 전액 정산하지 못함으로써 환수금이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라고 사유를 제시했다.

 

건보공단은 환수금 발생액이 최근 3개월(2020년 6월~8월) 간 심결통보된 급여비의 20% 이상 발생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조기지급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혔다.

 

환수금이 전액 상계될 경우에는 조기지급이 재개된다.

 

관련 소식을 접한 의료기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통상적인 삭감을 이유로 조기지급을 전면 중단한다는 것은 과하다는 불만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임상현장에서 의학적 판단에 따른 치료는 물론 심평원의 고무줄식 심사기준 등을 감안하면 급여비 삭감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삭감과 환수를 이유로 조기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며 “의료기관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제도 취지에도 역행하는 행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종합병원 원장은 “삭감이나 환수금이 발생한 의료기관에 대해 전면중단이 아닌 조기지급금 비율을 낮추는 단계적 접근이 충격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의료기관 잘못이 아닌 늑장행정으로 인한 결과 역시 고스란히 병원들 몫이 되는 상황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을 운영 중인 A원장은 “조기지급 중단 결정 기준이 되는 지난 6~8월 진료분 청구 당시 심평원 요구로 심사가 미뤄진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기관들을 돕겠다는 취지인 조기지급이 오히려 병원들 옥죄기로 변질되는 느낌”이라며 “적어도 억울한 병원들이 없도록 대상 선정기준 등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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