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소진을 이유로 병원들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청구건에 대해 연내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에 따르면 전국 다수의 보건소들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청구건에 대해 내년 예산 편성 이후에나 지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A시는 시술비 청구건 지급은 어렵지만 보건소에서 지원 결정통지서를 받아 시술을 실시하는 난임부부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은 체외수정시술 등의 난임치료가 필요한 난임 부부들에게 시술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할 보건소에서 지원결정 통지서를 받은 부부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환자는 본인 부담금 10%를 부담하고 나머지 90%는 각 지역 보건소에서 병원으로 지급하게 된다.
하지만 다수의 보건소가 연내 지급 불가를 통보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병원들은 운영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예산이 조기 소진된 것은 정부 3차 추경 등의 영향으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에 대한 보조금이 감축된 데 따른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정확하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사업의 경우는 지원을 해주면서 병원의 난임시술에 대한 지자체 부담금은 지급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고작 7개월도 안 돼 1년치 예산을 소진할 정도로 적은 금액을 책정한 것음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업을 신중하게 기획하지 않은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왜 민간병원과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A시 보건소에서는 올해부터 시술당 지원금액 한도는 확대된 데 반해 전체 보조금이 줄면서 예산이 조기 소진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A시 보건소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럽계 예산이 줄어 이 사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며 “지속적으로 추가 예산 편성에 대해 요청을 했고, 복지부 측에서도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산이 소진된 상황인 만큼 난임부부들에 대한 지원 결정 통지서 추가 발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난임 부부들의 경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원사업을 아예 중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시술을 지속적으로 해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 측에서는 당연히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내년에 예산이 편성이 되면 지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