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외과가 오는 9월 7일 진료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성모병원 외과는 오는 9월 7일 대한의사협회의 무기한 총파업 선언일에 맞춰 하루동안 외래진료 및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외과 교수진은 지난 8월31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정부가 의료계 의견을 무시하고 추진하고 있는 공공의대 설립 및 불공정한 학생 선발 기준 등의 일방적 시행이 장기적으로 의료 질 저하와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과 전공의 4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에 항의하고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주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응급환자나 중환자, 진료가 필요한 입원환자와 관련된 업무는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전면 파업 결정은 최근 정부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보이고 있는 강압적인 행보에 대한 항의의 차원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총 25명의 외과 교수가 파업에 동참한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송교영 과장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긴급회의 결과 대다수의 찬성 하에 진료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며 “전공의들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들 공감했고, 선배이면서 스승이기도 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외과는 현재 4명의 전공의가 업무개시명령을 받았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송 과장은 “고발 사례를 목도한 전공의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들을 보호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전공의들 목소리를 좀 더 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는 전공의들이 일방적으로 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며 “구두 약속이 아닌, 전공의들이 정부를 믿고 합의에 응할 수 있을 만한 문서화된 협약이 필요하다. 지금은 누구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송 과장은 “외과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들도 파업에 참여하는 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모두 같다. 성명서 이상의 공동 행동이 있을 것이다”라며 “서울성모병원을 넘어 빅5병원, 전국 대학병원 교수진 차원의 논의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산병원 내과 교수들 외래 중단, 고대구로 교수 53명 사직서 제출 등 동참
빅5병원 가운데 하나인 서울성모병원에서 외상환자를 비롯한 수술 분야 전체를 담당하고 있는 외과 교수진의 파업 선언은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외과를 넘어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 또한 추가적인 행동 방침에 대해 논의를 마쳤다는 전언이다.
지난주 가톨릭의료원 전공의협의회가 설립되면서 총동문회가 힘을 보탠 바 있고, 얼마 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고발 조치되는 등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공의들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자 교수들이 제자 보호에 나섰다.
다른 병원에서도 파업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대구 계명대동산병원 내과 교수들이 7일 하루 외래진료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대구동산병원의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가 32명에 이른다.
고대구로병원의 경우도 내과 교수 55명 중 5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서울아산병원 교수협의회는 파업 국면이 진정되기 전까지 필수 진료에만 임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갈 경우 교수직을 내려놓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내과가 파업 선언을 한 바 있는 서울대병원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해 단체행동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또한 전국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파업 참여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중앙대병원은 전공의 고발 건으로 신경외과 교수 전원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가천대·부산대·충북대·한양대 등에서도 전공의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며 정부에 항의하는 중이다.
이처럼 전임의에 이어 진료 공백을 메우던 교수들까지 파업에 나서면서 정부와 의료진 간 갈등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