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뇌동맥류 위험 환자 찾아낸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택균 교수팀, 발병 위험 예측모델 개발
2020.09.02 09: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팀이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모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 뇌동맥의 일부가 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뇌와 척수 사이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으로 혈액이 터져 나오는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경우 30~50%는 목숨을 잃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시 뇌혈관 영상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미파열 상태의 뇌동맥류 진단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질환 유무를 정확히 판별하기 위해서는 뇌혈관 조영술 및 뇌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뇌동맥류 선별검사 급여 적용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별검사 권고 대상이 아닌 이들에게서 뇌동맥류가 훨씬 많이 나타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개인별 발병 위험을 예측해 적절한 선별검사가 제공될 필요성이 높다.
 
이에 김택균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국가건강검진을 시행 받은 약 50만 명의 검진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의 뇌동맥류 발병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건강검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21가지의 요소들이 뇌동맥류 발병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으며, 이에 대한 예측정확도를 높이고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심층 신경망을 포함한 기계학습 알고리즘들을 국가검진 데이터에 적용해 고전 통계 방법 대비 높은 예측력을 보이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를 다섯 단계로 분류해 예측 성능을 비교한 결과 가장 낮은 위험도로 예측된 그룹의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년에 3.2(3.2/10만인년)이었다.
 
가장 높은 위험도로 예측된 그룹의 발병률은 161(161/10만인년)으로 나타나, 50배 높은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보였다.
 
인년법(person-year method)은 질병이상의 발생빈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대상의 관찰기간이 상이할 때 사용한다. 주로 11년 간의 관찰을 1인년의 단위로 한다.
 
또한, 환자 개인별 위험 기여도를 평가해보니 남녀 모두 연령, 허리둘레, 혈압, 혈당이 증가할수록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체질량지수, 고지혈증 위험인자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택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의 대규모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 인구에서 어떤 집단이 뇌동맥류에 취약한 위험군인가를 판별해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환자들의 의료 이용기록 및 투약내역 등의 데이터를 보강해, 보다 개인화되고 정밀한 위험도 예측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권위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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