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연기···2020년 실시 촉각
한의계 내부 교통정리 先 해결 필요하고 의료계·한약사회 강한 반대도 과제
2020.01.03 05:22 댓글쓰기

2019년 시행이 예정됐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논란이 거듭되면서 연기, 해를 넘겨 2020년 실시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급여화 과정에서의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약사와 한약사 직역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금년 3분기나 4분기경 시행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작년 중점 목표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최종안 도출 및 전회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못하는 등 반대여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 1년은 첩약 급여화를 위한 진통의 시간으로 내외로 아픔이 있었다”며 “최종안이 확정되면 회원 여러분께 약속드린 것처럼 지체 없이 전회원 투표를 진행해 한의계 전체의 뜻에 따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여부를 결정토록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의협 집행부의 시범사업 추진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처럼 대내외 문제가 산적, 향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열리는 신년 '협의체 회의' 주목
 

보건복지부는 구랍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전체회의를 열고 '2019년 건강보험 시범사업 검토 계획'을 발표했으며 여기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방안을 2020년 1월 중으로 건정심 소위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건정심을 앞두고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약사회(이하 한약사회),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등으로 구성된 첩약 급여화 협의체 일정은 1월로 잡혔다. 지난 9월 6일 3차 협의체 이후 4개월만이다.
 

직능 간 갈등을 봉합하고자 구성된 협의체는 그간 별다른 논의의 진전이 없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복지부 방향성은 각 직능별 중점사안에 대해 각 단체 입장을 피력하고 의견을 조율해 나가자는 것이었는데, 대상질환과 수가지급 방법, 분업형태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범사업이 코앞인데 협의체가 제기능을 온전히 다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약사회 관계자도 “약사회는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를 들어 그간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이러한 논의를 할 수 있는 협의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한약제제에 관련된 논의에서 한의협, 한약사회, 약사회 간 첨예한 입장차를 위한 조율을 복지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양·한방,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 지속 제기
 

첩약 급여화를 둔 또 다른 난제는 안전성·유효성 사안이다.
 

의학계뿐만 아니라 한약사를 중심으로 제제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한의협은 국회토론회 등을 열며 논란을 불식시키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전성 검증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 7월 첩약 급여화 반대 집회를 열고 “첩약은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으로 고서에 의한 경험적 검증이라는 허울뿐인 명분에서 벗어나 재배·생산·제조·유통 등 옛날과 달라진 자연 환경적·사회적 요인의 변화에 맞게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도 전문인에 의한 조제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한약은 누가 어떻게 조제하고 탕전 하느냐에 따라 한약 성분 추출율과 함량비가 달라진다"며 "조제와 복약지도, 보험에 적용되는 기준처방 별 조제방법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관분업 동시 시행 역시 이 같은 안전성 문제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이 한약사회 입장이다. 처방과 조제를 독립해 과잉처방과 과잉투약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 전체적인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안전성·유효성 문제를 검증하는 것이 시범사업 역할이라고 복지부는 이야기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범사업 역시 국민세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사전에 만전을 기해야 했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범사업 시행 한 달 앞두고 멈췄던 2013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앞서 지난 2012년 건정심에서 의결됐으나, 한의사들이 시범사업에 약사 참여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계속되자 복지부가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시행된 찬반 투표에서는 반대의견이 우세(87.3%)하다며 시범사업 한 달 전 한의계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반면 이번 최혁용 회장 집행부는 첩약 급여화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상황이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첩약 급여화 청와대 정책거래’ 파문 당시 “국민 건강과 한의학 미래를 위한 정책추진 과정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한의협 고위 관계자는 “2013년 시범사업은 시행 직전 무산됐지만 이번 집행부 의지와 실행력, 그리고 한의계 내부 여론도 그때와는 달라졌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한의계 내부 여론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시범사업 시행 여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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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01.04 12:09
    아니 백번 양보해서 약국으로 치면 약사가 아닌 조제보조원들이 약사감독없이 조제하는것을 국민세금으로 쳐들인다는것자체가 이해가 안간다

    알아보니 한약사들이 조제안하고 월200만원 아줌마들한테 조제시킨다메?

    약사회정보다 이 시발무당들아
  • 국민 01.03 18:18
    한무당이 진단과 조제를 다하겠다고 떼쓰는 것은 검사가 기소하여 판사없이 판결까지 해야한다는 말과 같은 뜻인데, 이는 한무당이 온 국민으로부터 비과학적이고 몰상식한 집단 이기주의자들이라고 지탄을 받아 결국 한의학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사멸되어감...
  • 01.06 13:15
    한의학이랑 너랑 뭐가 먼저 사멸되는지 한 번 지켜봐라 ㅋㅋㅋ
  • 정부장 01.03 11:19
    한의계는 진단과 조제를 동일 기관에서 다한다는 것은 분업화의 근본 취지인 상호 견제와 보완이라는 원칙에 위배된다. 관련단체와 합의화에 시행하는 것이 순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