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가 나온 가운데, 약 품목수 평가 지표에서 1등급을 받은 상급종합병원은 14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항생제, 주사제 등 주요 약제의 요양기관별 처방 경향을 비교 분석해 요양기관의 자율적인 약제사용 관리 및 개선을 통해 약물 오남용을 줄이고 적정사용을 도모하기 위해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대상 기관수는 전체 청구기관 5만5399곳 중 5만901개(91.88%)이며 상급종합병원 42개, 종합병원 317개, 병원 1512개, 의원 3만780개 등이다. 나머지는 요양병원과 치과, 보건소 등이다. 대상 약품비는 14조9700억원에 달한다.
평가 지표 가운데 처방건당 약품목수와 주사제 처방률, 항생제 처방률은 각각의 평가를 통해 등급을 매겨 공개한다.
또한 주사제처방률과 항생제처방률은 의료질평가지원금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이번에 공개된 2019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약품목수 항목에서 1등급을 받은 상급종합병원은 건국대병원·경북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영남대병원·서울아산병원·칠곡경북대병원·세브란스병원·한림대성심병원·화순전남대병원 등 14곳이다.
2등급이 21곳으로 가장 많았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순천향대천안병원·원광대병원·전남대병원 등은 3등급, 고신대복음병원·인제대부산백병원·전북대병원 등이 4등급을 받았다.
반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율의 경우 대구가톨릭대병원(2등급)과 인제대부산백병원(3등급)을 제외하면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1등급을 받았고, 주사제 처방률은 건국대병원·경북대병원·고신대복음병원·단국대병원·원광대병원(2등급) 외 나머지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1등급이었다.
유독 약 품목에서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이 2등급 이하에 머문 것은 이 평가 지표가 처방건당 약품목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심평원 측은 "정확한 분석은 아니지만 복합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가 많을 경우 자연히 처방하는 약 품목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역 의료기관의 경우 고령 환자 비율이 높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일수록 하나의 처방전에 다양한 약품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의료기관의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평균 3.67개로 전년도 3.72개 대비 0.05개 감소했다.
종별로는 의원 3.76개, 병원 3.72개, 종합병원 3.42개, 상급종합병원 2.99개 순이며 상급종합병원은 전년과 동일, 나머지 의료기관의 약품목수는 감소한 수치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평균 38.30%로 전년도 38.42% 대비 0.12% 줄었으며 병원 48.36%, 의원 37.69%, 종합병원 32.05%, 상급종합 10.58% 순으로 높다. 전년 대비 병원의 처방률은 증가하고 나머지 기관들은 감소했다.
주사제 처방률은 평균 15.13%로 전년 대비 1.22%p 감소했으며 의원 17.067%, 병원 14.77%, 종합병원 7.38%, 상급종합병원 1.81% 순으로 높다. 주사제 처방률은 모든 의료기관에서 감소 추세다.
심평원은 "모든 항생제 처방을 반드시 적게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급성상기도 항생제 처방을 제외하면 절대적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기보다 다른 의료기관과의 비교를 통해 순위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