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전선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해왔던 지방의료원들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의료원 직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운영됐던 전라북도 남원의료원은 7월20일 기준으로 6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을 우선 50%만 지급했다.
이후 22일에 6급 이상 직원 88명 중 82명은 임금 지급이 완료됐지만, 6명의 경우 자금 부족으로 인해 나머지 급여를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어렵게 전액을 받은 직원들도 다음달 급여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전언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의료원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액이 50억원(추산)에 이르지만, 정부 손실 보상액은 27억원에 불과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에도 입원 및 외래 환자가 예년만큼 회복되지 못하면서 의료원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남원의료원 관계자는 "원장님을 비롯해 일부 임원들이 임금을 양보를 하셨고, 동시에 진료비 청구분 등을 통해 자금이 확보되면 최대한 빨리 임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 강진의료원의 경우도 심각하다. 지난 5월부터 삭감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직원들이 있을 정도다.
의료원은 5월에는 4급부터 6급까지 40명의 임금 50%를 지급하지 못했다. 6월에는 전 직원의 상여금, 7월에는 전 직원의 정근 수당도 주지 못했다. 6급 이상 노동자들은 4월 임금 50%도 급여일을 한참 지난 시점에서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전남도청 관계자는 “이전부터 강진의료원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코로나19로 더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의료원 운영에도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직원들 임금 지급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측면이 있다. 도에서도 다양한 해결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그나마 지금까지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해왔던 의료원들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재정적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직원들은 당장 다음달 임금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최전선에서 일한 노동자에게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후 발생한 임금체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와 지자체, 사용자 모두가 합심해 임금 불안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