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주목받는 국내 유일 서울아산병원 'I동'
감염전문시설 절대 부족 속 민간의료기관 첫 감염전문병동, 2021년 완공 예정
2020.02.13 06: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계속되면서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감염전문의료기관이 부재한다는 지적이 불거지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이 건립 중인 감염전문병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사태 이후 중요성이 조명된 감염전문병원은 국가지정격리병상만으로는 대규모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하기 어려워 전국적으로 배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우한교민 격리지역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갈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전문병원뿐만 아니라 병원별 대규모 감염전문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감염전문시설은 운영비용이 크게 들지만 평상시에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선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적자 운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유지를 위한 인적, 제도적 뒷받침도 따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민간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건립하는 감염전문병동이 큰 의미를 지닌다.  

서울아산병원 "감염전문병동 운영할수록 적자지만 사회적 책임·역할 수행" 

12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 건립 계획을 발표한 새 감염전문병동 I동(가칭. 사진)은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금년 8월 착공한다.

'Infection(감염)' 첫 머릿글자를 따서 I동이라 불리는 새 병동은 철저한 감염관리를 위해 최신 감압시설과 음압시설 및 장비를 갖춘 독립 건물이다.
 

감염 혹은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응급실 단계부터 입원까지 별도로 구분, 진료해서 감염 확산 위험을 전과정에 걸쳐 관리하겠다는 것이 병원측 구상이다.
 

I동과 서울아산병원의 새 건물인 D동(심뇌혈관 중환자실 등 특수병상 중심 병동)과 P동(주차건물)은 연면적이 총 11만4614.12㎡로 건립된다. 세 개 시설을 합치면 고양 스타필드와 맞먹는 규모다.

P동과 D동, 그리고 I동은 서울아산병원이 차세대 전략으로 손꼽고 집중적으로 투자에 나선 시설이다. 이상도 병원장은 앞서 작년 6월 개원 30주년 기념식에서 3개시설 건립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주차공간 부족 문제 해소와 중환자 수용 역량을 기르기 위한 P동과 D동 설립 계획은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I동 시설투자 소식에 병원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감염시설은 시설기준 충족과 인력확보에 고비용이 드는데 비해 안정적으로 환자가 확보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염전문병원을 운영할 경우 적자 규모는 수십억원 대에 달할 것이란 전문가 예측도 있다.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고도격리병상 4개와 일반격리병상 128개를 갖추고 평상시 가동률이 정도인 감염전문병원의 경우 연간 40억원에서 최대 90여억원까지 운영비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자 부담에 따른 감염전문시설 인프라 부족 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났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감염사태 발생하면 국민 피해 커질 수 있어"
 

현재 국내 감염병 전문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2023년 개원이 예정된 조선대 감염전문병원 2곳만 지정돼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중구 을지로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면서 음압격리병실 확충 등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소음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전략환경 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격리 감염병동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입원 중인 서울의료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 공공·민간 의료기관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시민단체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감염병동이 없으면서 음압병실이 부족한 일부 병원들은 감염증 확산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시적으로 음압텐트를 설치하거나 이동식 음압기를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병원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음압병실은 병실당 개소에 2~3억원의 비용이 드는데, 통상적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동 설립을 단행한 이유로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도 병원장은 앞서 I동 설립계획을 발표하며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환자 관리에 대한 사회적 차원이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며 “2021년 건립 예정인 음압전용병동 I동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명적인 감염병 환자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병원 중심으로 들어온다면 재앙에 가까운 위험이 된다”며 “잠재적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필요를 절감했고, 그 방어막이 바로 음압격리 독립 병동”이라며 I동의 설립 취지를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감염전문 시설은 수익 측면에서 부담감이 가중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중증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하는 '4차병원'으로써 감염병 관리와 대응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I동 신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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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앙 06.07 17:06
    국내 최고 좋아하시네. 돈 버는 데 국내 최고겠지.
  • ㅋㅋㅋ 03.14 15:20
    서울대 감염내과 펠로우 화이팅 !! 원내 트레이닝보다 서울대 펠로우 우선권 주는 병원
  • 검토 03.09 14:51
    기자님, 그래서 박형근 교수님이 감염전문병원의 평상시 가동률이 얼마라고 하셨나요? 본문에 가동률 수치만 빼놓고 기사를 작성하셨네요.
  • 봉직 02.14 06:35
    우리나라 의료를 이끌어가는 병원으로써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해봅니다.
  • 멋지다 02.13 20:54
    멋지다, 서울아산
  • 지역구 02.13 10:36
    와 정말로 대단한 규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