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총선 앞두고 창원·목포·순천·포항 '의대 유치'
출마 후보 등 공약 제시,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의대 설립 부합' 제기
2020.03.23 13: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선거철 단골 공약인 지역 의과대학 유치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맞물려 어느 때보다 활발히 제시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년 3월 초 의과대학 신설 및 정원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15총선 보건·의료 공약'을 발표해 의대 유치가 숙원인 여러 지역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특히 오래 전부터 의대 유치를 목표로 삼았던 창원, 목포, 순천, 포항 등에서는 의대 유치를 위해 시(市) 차원에서 지역 대학과 함께 본부를 조직하고 다수 국회의원 후보들이 공약을 내세운 상황이다.

1992년부터 의대 유치를 목표로 했던 창원시는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 제안한 정책과제 12건 가운데 창원대에 의대를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흥석 더불어민주당(창원 성산) 후보는 "창원대를 거점대학으로 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영철 민중당(창원 성산) 후보와 정혜경 민중당(창원 의창) 후보도 "창원대에 공공의과대학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창원시는 산업 밀집도가 높고 산재 노동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산업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창원시 의대 유치 주장은 2012년 총선에서도 공약으로 언급된 바 있다. 이후 창원시와 창원대는 2015년 6월 산업의대 설립 협약을 맺고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지정하면서 전국 9개 산재병원을 협력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2017년 경남도의회에서는 '창원지역 의과대학 설립 촉구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 중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등 의료인 교육기관이 한 군데도 없는 곳은 창원이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 의대 유치, 목포와 순천 대립각

전남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의과대학과 중증질환치료 전문병원이 없는 유일한 지역이며, 전국 99개 응급의료 취약지역 중 17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 의료 취약인 도서지역 또한 전국 470개 중 276개로 가장 많고 이로 인해 17만3000여 명의 도서민이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목포에 출마한 윤소하 정의당 의원,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주요 공약으로 목포대 의대 유치를 내걸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최근 총선 출마선언에서 '목포 미래를 위한 3대 비전'을 제시하면서 맨 먼저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통해 '공공의료 중심도시 목포'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남 지역의 필수 의료인력인 의사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목포대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의 설치 타당성을 요청한 결과, 정부로부터 긍정정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대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전남밖에 없고 도내에서도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은 이미 정부차원의 연구용역이 끝나있는 상태"라며 "정부 연구용역과 보건복지부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낸 만큼 의대 신설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후보 등록 시 "목포 원도심은 역사관광 중심지, 신도심은 교육문화 중심지로,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로 교육·문화·안전 3대 도시로 만들고, 이를 위해서 목포를 7대 권역으로 세분화해 맞춤형 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는 지난 2007년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다. 2008년에는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정책포럼 및 추진위원회'를 발족, 유치활동을 본격 진행했다.  

2012년부터 의과대학 유치 도민 결의대회 및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목포대학교 지역 인재와의 대화'에서 의대 유치를 건의한 바 있다.

순천시와 순천대는 2017년 서남의대 폐지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의대 유치에 뛰어들었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3명의 후보가 순천대 의대 유치를 공약으로 선언했다.

前 전남도교육감인 장만채 민주당 후보는 “인근 여수산단이나 광양산단에서 재해환자가 발생해도 광주·대전 등 먼 지역으로 환자를 수송해야 한다”면서 “순천에 의대를 유치해 부속병원 설립으로 이런 의료사각지대를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공약”이라고 밝혔다.

前 순천시장인 노관규 후보는 “노령인구 증가로 심·뇌혈관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동부지역에 정부 지원을 받는 심·혈관센터 하나 없고, 중증환자를 실어나르는 무진동 앰뷸런스조차 확보되지 않고 있다”면서 “의과대학 유치로 이런 의료공백을 메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선동 민중당 후보 역시 지역 의대 신설에 박차를 가하는 민주당 방향에 환영을 표하면서 “그동안 의대가 필요하다는 지역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천대 의대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켜 순천의료원과 순천병원, 순천성가롤로병원과 협력을 강화해 순천시의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구중심 의대 목표 포항...안동, 구미도 유치 목소리 제기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부터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시는 의대 설립 터 확보 방안과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연구중심 의대라는 방향을 세운 상황이다.

포항시는 2019년 '포항지역 의과대학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발주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중 포항지역 의과대학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의대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시는 “포항은 연구중심 의과대학설립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이 있는데다 세계 3번째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오픈 이노베이션센터(BOIC),세포막단백질 연구소,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등 최첨단 바이오·헬스 관련기반시설이 연내 준공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제까지 의대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적 없는 안동, 구미와 같은 지역에서도 이번 기회를 토대로 지역 의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동에 출마한 권오을 무소속 예비후보는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코로나19'와 같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감염성 바이러스의 창궐이 자주 발생하면서 수많은 인명과 국가 경제 피해는 물론 세계 인류가 극복해야만 하는 영역"이라며 안동에 바이러스 전문 의과대학을 유치할 것을 주장했다.

권 예비후보는 "안동에는 국내 최대 SK백신 공장과 SK플라즈마 혈액 제재공장, 국제백신연구소가 유치된 만큼 바이러스 전문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안동에 유치해 대한민국의 바이오 산업혁명은 물론 인류의 건강한 삶을 한 차원 높게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석호 자유한국당 구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구미도 의료산업 발전과 지역 인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의과 대학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의과대학은 수도권에 집중돼 왔고 구미의 경우 의료산업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의과대학이 없어 지역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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