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기증자, 후유증 아닌 '자살 사망' 최다
서울대병원 연구진, 1만116명 수술 후 생존율 추적결과 발표
2020.06.23 11: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지난 달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딸에게 간을 이식하기 위해 2주간 7kg을 감량한 아버지의 얘기는 많은 시청자의 눈물을 자극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체간이식은 1년에 인구 100만 명당 20명 정도로 이뤄진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지만 기증자들의 수술 후 생존율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보고된 바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간 이식팀은 서울의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데이터를 활용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간 기증을 한 1116명을 추적·관찰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간 기증자의 사망원인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또한 간 기증자와 일반 표준인구 생존율을 비교해 간 이식 수술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전체 간 기증자 1116명 중 사망자는 총 53(0.52%)이었으며, 사망원인으로는 자살(19), (9), 교통사고(7), 간 질환(5), 뇌혈관 질환(3), 심장 질환(1) 순으로 나타났다.
 
간 기증 후 간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적었다. 또한 전체 간 기증자의 수술 후 10년 누적 사망률은 0.9%로 간 기증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19명의 기증자가 자살로 사망한 점은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에 대한 꾸준한 관찰·관리가 필요하고 심리적인 지원을 제공해야함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추가로 간 기증자그룹과 표준인구그룹의 장기생존율을 비교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표준인구 그룹은 간 기증자 그룹과 성별·나이 비율을 맞춰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다.
 
그 결과 간 기증자 그룹의 수술 후 10년 누적 사망률은 0.5%로 표준인구 그룹의 0.9%보다 오히려 낮았다. 생체간이식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가 안전함을 입증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이남준 교수는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를 장기적으로 관찰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정신건강 관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외과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 외과학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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