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 사물인터넷으로 간호사 퇴근 지연 등 해결
의료장비 관리 '실시간 위치추적시스템' 도입···간호기록도 자동 기재
2020.05.02 05: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3교대 근무를 하는 병동 간호사 김미나(가명) 씨는 퇴근 시간 무렵이면 항상 더 바빠진다. 환자에게 사용한 의료장비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장비 위치와 상태를 하나 하나 직접 파악하고 타 병동에서 빌려온 장비 등이 현재 어디 있는지 확인해서 복도 화이트보드에 적어놓는다. 의료장비가 부족한 때는 타 병동에 전화를 걸어 대여 가능한 기기가 있는지 파악도 한다. 다음 근무자에게 인수인계까지 하면 퇴근 시간은 한없이 늦어진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환자에게 긴급하게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생각도 든다.
 

의료장비 관리 업무로 고민하는 간호사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의료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병원 사례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이동형의료장비에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적용한 RTLS(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를 도입, 금년 2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이동형의료장비에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센서를 붙여 장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고, 파악된 장비 현황은 간호기록지에 자동으로 기록돼 간호사들 업무 부담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 시스템은 이동형의료장비에 부착된 센서(TAG)가 원내 와이파이(AP)와 통신하며 장비의 실시간 위치 및 사용현황을 파악하여 컴퓨터로 알려준다.
 

원내에는 와이파이가 충분하게 설치돼 있어 장비가 어느 곳에 있든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때문에 간호사들은 컴퓨터 대시보드로 RTLS가 설치된 장비의 현재 위치와 사용상태를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센서(TAG)가 부착된 이동형의료장비로는 Bladder Scan(방광잔뇨측정기), C.P.M Knee(무릎관절운동치료기기), EKG(심전도기), DVT(심부정맥혈전증검사기), Infusion Pump(약물자동주입기), Nebulizer(호흡기치료기), Patient Monitor(환자감시장치), Pulse Oximeter(산소포화도측정기) 등이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심미화 UM(수간호사)은 “간호사들이 업무 인수인계 시 장비사용 현황을 일일이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부터는 컴퓨터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비 파악 시간이 줄어든 만큼 환자들을 보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돼 간호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RTLS 도입으로 간호사들 업무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108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가 "RTLS 도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장비 파악을 한눈에 할 수 있어서’, ‘인수인계 시간이 짧아져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간 확보’와 같은 편의성·간호서비스 증대 부분이 많았다.
 

한림대의료원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RTLS를 통해 얻어진 이동형의료장비 위치 및 사용정보를 기존 PDA와 연동해 OCS(처방전달시스템)과 EMR(전자의무기록) 간호기록지에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확대 적용했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정보·사용 장비 등을 매번 수기로 작성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 RTLS가 OCS/EMR 간호기록지에 자동으로 기록되면서 불필요한 수기 작성시간이 줄어들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
 

이 시스템은 PDA로 환자에게 사용할 의료장비를 인식한 뒤 환자에게 지급된 팔찌의 바코드에 찍으면 장비의 시작시간 및 종료시간과 함께 언제, 어디서 어느 환자에게 사용했는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한림대의료원 관계자는 "기존의 수기작성에서 자동기록으로 바뀜에 따라 환자·장비의 정보가 정확히 기록돼 진료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안면인식 병동 출입 시스템·위내시경 영상 자동판독 AI 모델·AI 챗봇 기술을 도입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스마트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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