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에게 최소침습 방식의 '고관절경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사진]팀에 따르면 관절경수술을 받은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 73명(평균 34.4세)의 경과를 5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 대다수에서 증상이 호전됐으며 부작용은 드물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볼과 소켓 모양으로 맞물리는 허벅지뼈(대퇴골두)와 골반뼈(골반골 비구)가 선천적으로 다르게 생겼거나 후천적으로 변형된 게 원인이다.
과거에는 수술할 때 근육을 크게 절개하거나 관절을 인위적으로 탈구시켜 충돌 부위를 제거했다. 수술 후 회복이 느리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클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이뤄지는 고관절경술은 고관절 주위 허벅지에 직경 5~6mm 구멍을 서너 곳 낸 다음, 관절내시경과 특수기구를 넣어 파열된 비구순을 봉합하고 돌출 뼈를 다듬는 방식이다.
의료진에게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직후 보행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어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최신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윤 교수팀이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고관절 충돌증후군으로 수술한 고관절 가운데 47.3%는 대퇴골두가 둥그렇지 않고 타원형으로 생겨 골반골 비구와 비정상적으로 접촉하는 ‘캠 타입’이었다.
7.8%는 골반골 비구 앞부분이 돌출되돼대퇴골두를 지나치게 덮은 ‘핀서 타입’이었다. 나머지 44.4%는 ‘혼합형’으로 대퇴골두와 골반골 비구가 모두 돌출된 형태였다.
이렇게 튀어나온 뼈를 가느다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정상 형태로 완만히 깎아낸 결과, 고관절 충돌이 발생하지 않아 대다수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됐다.
해외 유사연구에서는 수술 후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악화돼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사례도 보고되고 있지만, 이번 국내환자 연구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부작용으로는 3건에서 수술 중 다리를 견인하는 부위에 일시적으로 감각 이상이 생겼으나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윤필환 교수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국내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들에게 고관절경술이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며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전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관절경수술학회지(Arthroscopy: The Journal of Arthroscopic and Related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