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우울증, '금메달 사례 관리' 주목
아주대병원 손상준 연구팀, 약물·비약물치료 병행 효과 확인
2020.05.25 11: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노인 우울증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함께 비약물치료를 꾸준히 병행한 결과 30% 이상 우울증 증상이 좋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손상준‧노현웅 임상강사와 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팀은 우울증을 진단 받고 약물치료 중인 평균 나이 70세의 어르신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밝혀졌다고 25일 전했다.
 

연구팀은 12주 동안 한 그룹에게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등 동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다른 한 그룹은 기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던 사례관리 프로그램만 실시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비약물치료는 어렵지 않았는데 '1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하기', '우울증에 좋은 지중해식 식단 구성하기', '1주일에 1번 이상 지인 만나기', '정서관리 방법 익히기' 등 충분히 가능한 실천사항이었다.
 

특히 연구팀은 어르신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꾸준히 동기를 강화함으로써 12주 동안 비약물치료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12주 후 두 그룹간 치료효과를 확인한 결과,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동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한 그룹에서 우울증 증상이 30%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다른 그룹에 비해 약 2배 이상 되는 회복효과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78세 A씨는 우울증을 진단받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했지만 자녀가 모두 분가하고 홀로 생활하다 보니 식사도 불규칙하고, 가족들과 연락도 뜸했다.
 

그러던 중 이번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운동과 사회활동이 늘고, 가족들과의 소통도 잦아지는 등 우울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연구팀은 80명 어르신의 치료전·후 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동시 치료프로그램 시행 그룹에서 뇌 변화까지도 회복됨을 확인했다.
 

fMRI 영상을 통해 우울증이 심할 때 과활성화 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연결성(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이 치료프로그램 수행 후 정상화된 것을 실제로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이 실시한 이번 비약물치료 프로그램은 일명,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이는 어르신들이 치료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참여할 때마다 ‘금메달’을 붙여서 생긴 이름이다.
 

연구팀은 10년 전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수행하고 있다.
 

또한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은 우울증뿐 아니라 치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도 개발됐으며,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전국으로 보급됐다.
 

노현웅 임상강사는 “은퇴 후 남은 삶이 점차 길어질 것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한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Impact Factor 4.1)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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