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관 의심 '어린이 괴질' 유행···한국도 긴장
영국 첫 보고 후 유럽·미국 등 전세계 확산 조짐···'환자 폭증시 가능성 다분'
2020.05.15 05:54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해외에서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Rare inflammatory reaction)'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폭증할 경우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달 영국 런던에서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 괴질 환자 8명이 보고된 이후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 관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괴질은 고열, 발진, 붉은 눈, 통증 등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흔하지 않는 염증성 반응을 보여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으로 불리고 있다.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모른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만 대략 100명의 어린이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유럽을 넘어 미국 전역에서 속출하는 모양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서 2명의 괴질 환자가 보고됐고, 코네티컷주에서도 현재 6명이 유사한 증상을 보여 치료 중이다. 괴질 환자가 발생한 곳만 15개 주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주에서는 총 102명의 어린이가 괴질에 걸렸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문제는 이 괴질에 걸린 어린이 환자 상당수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변종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이 괴질이 코로나19와 관련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파파 조반니 병원에서 근무하는 루치오 베르도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3일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10명과 가와사키병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환자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항체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2명 검사는 완벽하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 중 1명은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항체 검출 능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51월부터 20202월 중순까지 5년에 걸쳐 가와사키병 환자 19명이 이탈리아 베르가모 지역 파파 조반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동시에 218일부터 420일까지 코로나19 확산지역 병원에서 어린이 괴질 환자 10명이 치료를 받은 것을 발견했다.
 
이는 석 달에 한 번 꼴로 발병했던 가와사키병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6일에 한 번꼴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발병률이 30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 시기 전체 병원의 입원이 평소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병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괴질 증상이 심장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며 기존의 가와사키병에 비해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베르도니 박사는 어린이 괴질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반응 증거를 보였다코로나19가 가와사키와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어린이 괴질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기준으로 국내 0~9세 코로나19 확진자는 143명이며, 사망자는 없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는 등 감염자가 폭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우리나라는 어린이 환자수가 적어 아직까지는 괴질 관련 사례가 없지만 마냥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괴질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10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어린이 괴질 등이 확인된 바는 없다그런 상황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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