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스마트폰앱 혈당 관리, 환자 만족도 높아”
양여리·조재형 교수팀 '모닝터링·상담수가 없고 원격진료 거부감 극복 과제”
2020.05.14 05:06 댓글쓰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혈당 관리가 개원가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앱을 사용하고 의사의 피드백을 받은 환자는 혈당 개선과 함께 높은 만족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모니터링 및 상담수가가 없고, 원격진료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고령층에선 활용이 어려울 수도 있으며 현장 도입을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양여리(1저자조재형(교신저자) 교수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무작위 대조군 오픈라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JMIR Mhealth Uhealth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20153월부터 6월까지 전국 주요 도시 개원가 13곳이 참여했다. 9곳에서 15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앱군, 4곳에서 97명의 환자가 당뇨병앱을 사용하지 않은 군(대조군)에 분류됐다.
 
모든 환자는 매달 개원가를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당뇨병앱군은 외래 진료를 받으면서 3개월 동안 매일 자가혈당을 측정했고 그 결과는 자동으로 당뇨병앱의 메인서버에 전송됐다.
 
의사는 웹사이트에서 당뇨병앱군의 자가혈당을 확인하고 일주일에 최소 1회 짧은 피드백 메시지를 보냈다. 등록 당시 평균 나이는 당뇨병앱군이 54.1세로 대조군(60.6)보다 어렸다. 평균 당화혈색소는 당뇨병앱군이 7.9%, 대조군이 8.0%로 비슷했다.
 
3개월 추적관찰 결과, 등록 당시와 비교해 두 군 모두 당화혈색소가 감소했으나 당뇨병앱군의 당화혈색소가 대조군보다 약 0.3% 더 개선됐다(당뇨병앱군 -0.63% vs 대조군 -0.28%; P=0.003).
 
등록 당시 대비 공복혈당은 당뇨병앱군 19.11mg/dL, 대조군 2.41mg/dL 감소했고, 당뇨병앱군이 대조군 대비 약 17mg/dL 더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P=0.005).
 
3개월째 평가한 당뇨병 치료 만족도 설문조사(DTSQ) 점수는 당뇨병앱군만 의미 있게 2.4점 상승했다. 대조군과의 점수 차이는 2.21점이었다.
 
모리스키 복약순응검사 점수(MMAS-6)를 이용해 평가한 환자의 복약순응도도 당뇨병앱군에서 높았다. 특히 장기간 복약순응도에 대한 행동력(motivation) 점수가 당뇨병앱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당뇨병앱군 0.39vs 대조군 0.02), 이해력(knowledge) 점수는 두 군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앱을 사용하고 의사가 피드백해주는 시스템이 개원가에서 환자의 혈당 관리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하지만 연구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당뇨병은 장기간 관리가 이뤄져야 당뇨병 합병증 예방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추적관찰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3개월간 혈당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환자들이 3개월 이상 당뇨병앱을 사용하고 의사가 계속 피드백을 해줄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이를 통해 당뇨병 합병증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연구진은 “3개월 정도 당뇨병앱을 사용하면 환자의 혈당이 개선된다는 연구 논문은 많다. 환자가 짧은 기간 동안 당뇨병앱에 흥미를 갖고 참여한 덕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의사가 환자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해야 의미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이 없으니 임상에서 장기적으로 당뇨병앱을 사용하기가 쉽지도 않다. 연구에서는 의사에게 혈당 모니터링 후 피드백시 인센티브를 지원했으나, 실제 임상에선 수가가 없다.
 
개원가에선 당뇨병앱 활용이 어려운 이유로 원격진료 논란과 고령 환자가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60세 미만의 당뇨병앱군에서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의미 있게 개선됐으나, 60세 이상에서는 대조군과 당뇨병앱군간 당화혈색소 차이가 적었다(당뇨병앱군 -0.46% vs 대조군 -0.31%; P=0.31).
 
연구에 참여한 한 개원의는 환자들이 당뇨병 앱에 혈당을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진료실에서 상담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 비중이 더 큰 고령자들이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당뇨병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여러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입증됐다. 이 같은 연구들은 3차 의료기관이나 당뇨병센터가 있는 병원 등 당뇨병 전문가들이 있는 곳에서 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개원가에서 관리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약 60%가 개원가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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