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의료진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만성통증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인 ‘중추신경감작’의 임상 경과를 규명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 조절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정형외과 인용 교수(교신저자),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고인준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수술 전후 중추신경감작 정도, 무릎 상태, 만족도 등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수술 전 중추신경감작 환자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무릎 기능이 임상적으로 호전된 상태라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추신경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란 중추신경계가 통증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현상이다. 유전적인 소인이 없어도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랜 기간 무릎 통증을 겪으면 중추신경계가 감작될 수 있다.
연구팀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무릎 기능과 영상의학검사 결과가 정상이면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24개월 후 중추신경감작 환자군과 비감작 환자군의 중추신경감작 정도, 통증 척도, 무릎 기능점수,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의 중추신경감작 점수는 수술 전과 수술 2년 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도 비율도 비슷했다.
또한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은 비감작군에 비해 만족도 및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불량한 경과를 보였다.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의 감작 점수, 통증 점수 등의 평균 값과 지속적인 통증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으며, 일상생활 기능과 관련된 만족도는 낮았다.
고인준 교수는 “연구 결과 말초 통증 원인 제거만으로 이미 진행된 중추신경감작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수술 전 이미 중추신경계가 감작된 환자들은 성공적인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더라도 기능적인 호전이 있을 뿐 비감작 환자에 비해 삶의 질 향상 및 만족도 측면에서 불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용 교수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시행 전에 환자들의 중추신경감작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중추신경감작으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수술 전부터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을 선별적으로 투여하고 수술 후에도 보다 적극적인 다학제 재활 접근이 필요하다”며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재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인공관절학회지(Journal of Arthroplasty / IF 3.524)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