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을 우려해 당장 치료가 필요한 응급 상황이나, 큰 질병이 아니면 병원 예약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꺼리는 분위기에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큰 타격을 보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다수의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손님 발길이 끊기자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성형외과는 기존에 중국인이 많이 방문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시 강남구 대형빌딩에 위치한 A성형외과는 매출이 평소 대비 반타작으로 떨어지는 등 타격이 커 기한 한정 가격 할인 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은 저조했다.
A성형외과 관계자는 "수술은 물론 상담도 반 이상이 취소, 연기되며 병원 매출도 평소의 50%도 안 나오고 있다"며 "미용 목적 수술은 당장 급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수술받길 원하는 환자가 많아 가격을 할인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도 별 효과가 없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A성형외과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말부터 중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특성상 혹시 모를 병원 내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 방역을 꼼꼼히 진행했다.
그는 “금년 1월 말부터 방문객을 대상으로 열 감지 카메라 등을 통해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해외여행, 인후통 증상 등을 확인했다”며 “병원 진료실과 수술실은 물론 고객 휴게실까지 주기적으로 살균‧소독하는 등 방역 시스템을 가동했는데 병원을 찾는 환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A성형외과만의 일이 아닌 강남구 일대 대부분의 성형외과에 해당되는 실정이다.
대다수 성형외과는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중국은 물론 대구‧경북 지역 환자들의 수술과 예약 상담을 취소하고 주기적으로 병원 내부 시설을 소독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경영 악화로 인한 피해는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소재 B성형외과 관계자도 “기존에 많이 방문하던 중국인은 현재 수술이나 상담을 막아 찾아볼 수 없고 최근 들어 내국인 환자도 크게 감소했다”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병원 운영이 어려워 직원들의 무급휴가나 월급 삭감까지 이어질 수 있어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피부과 상황도 성형외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소규모 동네 피부과들은 원내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를 어렵게 구해 필요한 손님에게 나눠주는 등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손님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강남구에서 C피부과를 운영하는 원장은 “우리 병원 뿐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이 근방 모든 개원가가 위축된 분위기다. 그나마 안과나 내과 등은 타격이 덜한 듯한데 피부과나 성형외과, 치과 등은 타격이 굉장히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메르스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피부과 운영을 시작한 후 지금처럼 환자가 없는 건 처음이다”며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으니 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워 하루 하루 버티며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