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진, 칼레트라 기인 재활성화 가능성'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TF팀장
2020.04.13 05: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내 코로나19 일 확진자 수가 확연히 감소 추세에 들어섰다. 이를 가능케 한 데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지만 국내외에서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은 신속하게 이뤄진 대량의 진단검사다.

감염자 혹은 감염이 우려되는 사람들을 빠르게 찾아내고 격리 및 치료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완치판정 이후 재확진되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그 원인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현행 PCR검사를 보완하기 위해 항체검사를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팀장을 맡고 있는 이혁민 교수(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의견을 들어봤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팀장(사진 출처: 세브란스병원 유튜브)

이혁민 교수는 "재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국내 검사의 정확도 문제라기보다는 바이러스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확진 사례가 국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해외서도 속출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바이러스처럼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끝에서 굉장히 지저분하게 양성과 음성을 반복하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재확진자가 많아 격리해제 후 2주, 4주차에도 병원에 와서 진찰을 받도록 하는 지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일부 확진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칼레트라가 재확진을 유발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피력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국내 입원 환자들에게 칼레트라를 많이 썼는데 사실 칼레트라가 코로나19를 치료하기에 아주 효과적인 약은 아니다. 그래서 칼레트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완전하게 억제하면서 항체가 생기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체적인 면역력으로 항체가 생겨야 음성이 유지될 수 있는데 칼레트라가 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칼레트라 영향으로 PCR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지만 약효가 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혁민 교수의 주장이다.
 

이혁민 교수는 “칼레트라 사용 이력 등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정확히 알기는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완치자들, 항체 감소 전 혈장 신속히 확보해야"
"현재 신속진단 항원·항체검사는 코로나19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확인 불가능"
"항체검사, 비용 낮아 대규모 집단감염 확인하는 역학적 차원에선 도움"

항체검사법에 대해서는 중화항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일 경우에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방역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먼저 “실제로 코로나19를 없앨 수 있는 중화항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인지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감염병에 걸리면 체내에 항체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항체는 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항체(Protective antibody)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C형 간염이 대표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C형간염에 걸린 환자들은 모두 항체가 생기지만 중화항체가 아닌 경우들이 적지 않다. 항체는 생겼지만 완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혁민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에도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도 항체가 생길텐데 그 항체가 방어항체가 아닐 수도 있다”며 “해당 항체가 실제로 코로나19를 없앨 수 있는 항체인지를 입증하려면 중화항체법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화항체법은 바이러스의 항원과 항체를 반응시켜 바이러스가 실제로 중화되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당 검사법은 질병관리본부에서만 세팅이 돼 있는 상황이다.
 

이혁민 교수는 “중화항체 검사라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속 항원·항체검사들은 중화항체 검사법이 아니다”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항원항체 검사는 질병 후기가 돼야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감염자를 찾아 치료하고 격리하기 위한 방역의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 확진자 중 절반 정도는 감염 2일 후 증상이 발현되고 대부분은 4일에서 5일에 진단이 된다”며 “그때는 막 항체가 생성되는 시점이라 항체검사는 방역 관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역학적인 차원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PCR검사를 대신해 항원항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에 대해 인원이 많을 때는 모두 PCR검사를 할 수 없는데 항원·항체검사가 실제 감염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PCR검사가 감염 후 일정기간이 지날 수록 양성 판별률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PCR검사 판별률이 떨어지는 기간이 14일에서 21일이다. 그런데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게 되는 평균기간도 14일이다”라고 말했다.
 

환자가 대부분 완치되고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는 기간에 PCR검사에서 당연히 양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한 결과 증상이 호전된 사실이 보고되면서 혈장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혁민 교수는 “혈장치료가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 항체가 어느 정도 유지될지가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령 코로나19 항체가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는 편일 수도 있다. 지금 국내에는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완치자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분들의 동의를 구해 항체가 줄어들기 전에 혈장을 신속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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