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감염 5명 중 1명 '당뇨병 환자'
T세포·호중구 기능 감소로 면역체계 저하···진료지침 '예방접종' 권고
2020.01.31 12: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오늘(31일) 현재 국내서 7번째 환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중증도에 ‘당뇨병’이 주요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환자는 일반인보다 사스를 비롯해 메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에 취약하며, 감염시 보다 심각한 경과를 보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02년에 발병한 사스(SARS-CoV), 2012년 메르스(MERS-CoV)에 이어 2019년 신종 코로나(novel coronavirus)가 사람에게 발생했다.


앞선 두 바이러스는 병원 내 감염 전파가 큰 문제가 됐다. 메르스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한 명의 환자가 super-spreader가 돼 186명의 환자를 발생시켰다.


메르스의 치사율은 36%에 달했다. 특히 질환의 중증도와 사망에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환자의 나이와 기저 질환으로서 당뇨병으로 조사됐다.


2020년 1월 2일까지 입원한 중국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 환자 41명을 분석한 란셋(Lancet)지에 실린 초기 보고 결과, 당뇨병 환자가 20%로 가장 많았다.


또 9만3000건의 A형 독감과 300건의 메르스 감염 사례를 메타 분석 및 체계적 리뷰를 한 연구에서 각각 두 질환에 이환된 환자에서 당뇨병 동반율이 각각 14.6%와 54.4%에 달했다.


이 외에도 계절 독감 유행시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당뇨병 환자는 심각한 경과를 보이고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6배, 폐렴 발생 위험이 4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3배까지도 높다는 연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뇨병이 감염병 및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에 취약한 이유로는 T세포와 호중구의 기능을 감소시켜서 선천적 면역체계 및 체액성 면역체계를 하향조절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혈당은 호중구 및 대식세포의 화학주성(chemotaxis), 식세포작용 (phagocytosis), 살균 작용 같은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의 장애를 야기, 2차 감염으로 진행하기 쉽게 만든다.


심한 바이러스 감염 때에는 사이토카인 과부하가 발생하고 이는 Th1(microbicidal action of IFN)이 Th2(anti-inflammatory IL-4, 5, 10)로 이동하게 하는데, 당뇨병 자체로도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이는 모두 내피세포 기능 부전과 합병증을 야기한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의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인플루엔자, 폐렴사슬알균 등의 백신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2019 당뇨병 진료지침 제6판에서도 대한감염학회 예방접종 지침을 바탕으로 이를 권고했다.


특히 당뇨병으로 인해 접종이 제한되거나 금기에 해당되는 백신은 없다. 여러 가지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경우 같은 날 동시 접종도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윤건호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당뇨병은 면역 염증반응 정도를 높여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면서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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