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방호복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정부는 ‘소비’보다 ‘공급’이 많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주무부처 장관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가 의원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가봤다”며 “특정 병원에서 병원장이 방호복 부족하다는 소리를 여러 차례 했는데, 해당 병원 하루 소비량은 200벌이었고 공급은 300벌이었다. 그런데도 부족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두마디 이야기를 듣고 전(全) 방역체계에 방호복이 부족한 것처럼 이야기하면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은 너무 섭섭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복지위 전체회의 말미에 나왔다.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박 장관의 “방호복이 충분하다, 쌓아 두려한다”, “진단검사가 많기 때문에 확진자가 많다” 등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여야가 정쟁을 벌여선 안 되고,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며 “현장에서 뭘 원하고, 뭘 아쉬워하고 있는지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대비가 성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방호복 관련) 의료계는 충분하다, 부족하지 않다, 쌓아 두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고, 검사를 많이 받아서 확진자 늘어난다 이런 이야기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방호복·마스크 등 의료 물품 부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는데, 박 장관 발언으로 갑론을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는 코로나19 관련 실언으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코로나19의 원인을 두고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 때문”이라고 했고, 지난 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코로나19 시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나라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여당은 12일 전체회의에서 그간 박 장관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을 낙관한적 있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지난 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당신들 경험이 세계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현 정부는 과거 정부나 다른 나라처럼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도 “(코로나19) 두 달이 지나지 않았나. 신규 확진자 114명에 불과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며 “한국의 대처가 인정 받고 신뢰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전날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가 의결한 복지부 소관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및 응급의료기금운용계획변경안(추경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보냈다.

 

해당 추경안에는 의료기관 융자자금 등 의료기관 손실보상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약 1조원이 넘는 액수가 편성됐고,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에도 약 20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