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 폐지후 빅5 더 쏠리는 등 전달체계 '유명무실'
여야의원, 후반기 첫 국회 보고서 질타···박 장관 '심각성 인식'
2018.07.26 06:2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2018년 후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문이 열렸다. 예상대로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한 문케어와 선택진료비 폐지에 따른 빅5 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25일 업무보고에서 재조명됐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의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국회에 입성한 윤일규 의원은 의료공급자로서 오랫동안 누적돼 온 현 의료시스템을 강력히 성토하면서 데뷔전을 치뤘다.


먼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논의와 파생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안 질의에서 선택진료비 폐지 이후 가속화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현 시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이 사안을 해소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며 “실제 올 1월부터 4월까지 빅5 병원의 진료인원을 보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동네의원급의 월평균 진료인원 증가율은 1%에 그친 기록을 보여줘 간극을 실감케 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 중 급여 부분 증가로 진료인원이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실제 진료비 심사 실적을 봐도 빅5 병원의 진료비가 4년여 동안 16.8%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김 의원은 “우려했던 상황들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 대형병원에서는 자체적으로 환자 수용이 어렵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며 빠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도대체 왜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진척을 보이지 않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등과 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수차례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입장 차이는 확연했고 지난 1월 결국 권고안 채택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현재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신 의원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비급여를 보전할 수 있는 기전이 있지만 동네의원은 불가능하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의료 전달자인 의사가 반대하면 소용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적정부담, 적정수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시키기도 했다.


박 장관은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그를 바탕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다시 한 번 추진하기에 앞서 일차의료는 만성질환 위주, 대형병원은 중증질환 위주로 수가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년간 이해당사자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좀 더 노력을 해서 제대로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은 미세한 부분”이라며 “의원급 병실료 등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 접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에서 수련 안 받으려고 해...소신진료 가능해야”


의사 출신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보건복지위에 입성한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의료시스템에 대해 ‘공급자’로서 복지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의료공급자이자 40년 가까이 의사로 활동하면서 지켜본 것은 수련제도 자체가 몰락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실제로 외과계열 전공의 지원자는 거의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지방에서는 젊은의사들이 수련을 받으려 하지 않고 거의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수련을 받고 있다”고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이 소신대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며 “예컨대, 신경외과에 허리디스크 환자가 100명이 온다고 가정할 때, MRI 촬영이 필요한 경우는 15%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제는 국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깊이 개입해야 한다”며 “외견상 보이는 현재의 이상적인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복지부는 정확하게 파악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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