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선제적 대응 메르스 완벽방어'
최기준 홍보실장 '정부 8명 격리 권고에 91명 자체격리 등 초동 진압'
2015.08.16 20:00 댓글쓰기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감염 관리나 응급실 격리 절차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병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6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그 환자들의 경유 병원과 감염자 수가 불어나면서 잇따라 병원 방역망이 뚫려 더 이상 안전지대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의 방역망은 단단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이 메르스를 막을 수 있었던 비법을 최기준 홍보실장(심장내과)을 통해 들어봤다. [사진]


최기준 홍보실장은 “서울아산병원이 메르스 방역에 성공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선제적 과잉대응’이었다”고 단언했다.


지난 5월 26일 메르스 의심환자(6번 환자)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다녀갔다. 접수만 하고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바로 병원을 떠났다.


이틀 후 역학조사반이 메르스 격리 대상인 6번 환자의 행적을 살피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CCTV를 확인, 총 8명을 추가 격리시키라고 권고했다.


바로 서울아산병원은 60명으로 구성된 대책상황실을 꾸려 8명이 아닌 91명을 자체적으로 자가 격리시켰다.


최기준 홍보실장은 “역학조사반에서는 8명만 격리시킬 것을 권고했지만 당시 그 장소에 머무르던 모든 사람을 격리시켰다. 내부에서도 너무 과하다는 평(評)이 많았지만 그 결정이 옳았다”고 설명했다.


최 홍보실장은 “서울아산병원은 혈액내과 교수와 감염관리실장을 투톱 형태로 상황실을 꾸렸고 메르스 종식이 선언될 때까지 오전 8시,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의심환자 발생 시 검사결과가 나오는 새벽시간까지 잠도 못자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고 밝혔다.

 

"압정 박는데 망치 사용하냐는 거부감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옳은 대응"


그는 “상황실장을 맡은 혈액내과 이제환 교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대응을 주장했다. 내부에서는 압정을 박는데 망치까지 사용할 필요가 있냐며 과잉대응이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혈액내과 특성상 감염이 일어나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많아 감염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조치때문에 서울아산병원의 방역망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N95마스크는 물론 감염관리실 주관으로 방호복 탈복 훈련도 강하게 진행했다.


특히 여러 병원을 다니는 제약회사 직원들의 방문을 철저히 막았다. 각 제약회사에 공문을 발송하고 병원 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노력했다.


최 실장은 “이렇게 선제적 예방조치를 과하게 한 덕분에 메르스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호흡기질환 응급실·음압수술실 신설 등 검토


병원은 또한 메르스 이후 응급실 감염 원내 감염관리를 더욱 강화시켰다. 서울아산병원 내 보호자 출입증을 소지한 사람 한 명에 대해서만 입원실과 응급실 환자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조만간 호흡기응급실을 별도 신설할 계획이다. 최기준 실장은 “발열, 호흡기 환자들은 따로 구분해 진료하고 있으며 평소 폐렴이나 결핵환자들의 진료를 위해서도 호흡기응급실은 별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응급실을 일반과 호흡기 투트랙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인력이나 공간 등이 추가돼야 하는 문제이지만 메르스를 통해 큰 교훈을 얻은 만큼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확진자가 수술할 일들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회의를 통해 많은 고민을 했고 음압수술실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준 실장은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2014년 에볼라와 2015년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감염병이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면서 “의료기관이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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