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오명 삼성서울병원 '돈보다 명예 회복'
복지부 상대 과징금 취소·607억 보상금 소송 이겨, '사기저하 전직원들 위로'
2018.12.12 05:0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복지부와의 행정소송에서 승리하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서울행정법원이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삼성재단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때문에 최종적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건의료체계를 강타한 메르스가 종결된 지 3년이 됐지만 아직 삼성서울병원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편집자주]
 

보건복지부는 2017년 2월 접촉자 명단 지연으로 확산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에 업무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환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를 당하지 않았고 복지부는 업무정지 대신 806만원의 과징금으로 처분을 갈음했다.


문제는 복지부가 이어진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 삼성서울병원에 메르스 손실보상금 607억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손실보상위원회는 삼성서울병원이 접촉자 명단 제출을 지연한 행위를 의료법과 감염병 예방법 위반에 해당되며 이는 손실보상금 지급 제외 사유인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긴 고민 끝에 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처분을 수용하면 병원 스스로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매년 5월 18일, 21일이 될 때마다 메르스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라며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복지부 측은 손실보상금 미지급의 정당함을,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의 불명예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결국 법원은 병원 측의 손을 들어주며 복지부에 과징금 부과처분과 손실보상금 미지급 처분 취소를 주문했다.


재판부는 "삼성서울병원은 역학조사관들에게 전자의무기록 접근 권한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접촉자 명단 제공을 제안했다. 또한 감염관리실 직원이 명단 작성을 하게 하는 등 신속히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며 "명단의 유형과 범위가 다르고 명단 제출 창구 단일화에 대한 소통이 원만하지 않아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실제 삼성서울병원 측이 접촉자 명단 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동기도 없다"며 "이를 종합해 봤을 때 삼성서울병원 측이 역학조사관들의 명단 제출 요구를 거부나 방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3년 만에 메르스 재발했지만 달라진 삼성서울병원 대처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이후 감염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메르스 확산을 시켰다는 오명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을 했고 이는 3년 만에 재발한 메르스 대처 때 빛을 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발생 직후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2016년에는 음압격리병동을 확보했다.


메르스 이후 곧바로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음압격리병동을 완성하고, 응급실은 기존 404평에서 567평으로 확장했으며 출입 단속도 보호자 1인만 RFID 카드로 출입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이에 지난 9월 쿠웨이트 출장을 갔다 메르스 의심을 받은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했지만 병원의 대처는 이전과는 달랐다. 


삼성서울병원은 9월 7일 오후 7시경 의심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선별진료소에서 치료를 하고,9시 30분 경 정부에 환자의 증상을 보고했다.


환자는 오후 11시 43분경 앰뷸런스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날 곧바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3년 만에 다시 맞이한 메르스 환자를 상대로 빅5 병원이라는 이름값에 맞는 대응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어 장고 끝에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복지부 처분이 부당하다는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이제 1심일 뿐이다. 복지부는 항소를 검토하고 있어 항소심, 상고심으로 갈 경우 최종 판결을 더욱 오래 걸릴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는 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과징금 취소 소송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판결문을 입수하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제 1심에서 승소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판결이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메르스 발생 당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607억원은 복지부에서 추산한 비용이고 병원 측에서는 12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 이후 임상의사들 사기가 너무 저하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소송으로 돈도 돈이지만 명예를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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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해5월에 일어난 일을 사람들은 기억한다. 12.14 10:47
    시간지나 기억이 흐릇해지니 이젠 오명이라고?!  역시 삼성이군..
  • 의료인 12.13 07:37
    삼성에서 펠로하고 빅4 다음 순위정도 대학에서 스텝하고 있는데..삼성이니깐 메르스 저정도 방어했다고 느낌..메르스가 뭔지도 모를때 다른병원에서 처음 저런일 생겼다면...진짜 아비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