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간호사 죽음으로 촉발된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 위기에 몰렸던 서울의료원 김민기 의료원장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그간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다
.
1년 여 동안 노조 측 공세에 맘고생이 심했지만 떠나는 순간까지 본인의 분신과도 같았던 서울의료원과 직원들을 위해 굵직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최근 서울시에게 서울의료원 장기발전을 위한 방안을 건의했고
, 서울시가 이에 대해 전격 수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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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직원행복동’을 신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컨설팅 및 노사협의 후 2021년 임금인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수용했다. 유사 동종기관 대비 격차를 보이는 부문을 집중적으로 보완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직원행복동’을 신축하기로 했다. 진료 및 업무, 복지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해 기숙사, 휴게실, 어린이집, 교육시설, 행정부서 업무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의료질 향상을 위한 지원도 포함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한 응급의료센터 증축을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시 중증환자를 포함해 서울 동북권역 응급환자를 체계적으로 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암센터도 단계적으로 추진돼 중증진료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암 치료의 연속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선형가속기를 도입키로 했다.
아울러 직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건의했고 서울시장의 수용 의사를 얻어냈다.
현행 채용절차를 개선해 인력공백 및 업무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각종 평가 수검에 따른 업무과중을 효율적으로 간소화 하기로 했다.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그는 지난 연말 서울시의 갑작스런 퇴임 발표로 불명예 퇴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의료원 소속 의사들이 김민기 의료원장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단체행동까지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본인을 위해 사직서도 마다하지 않은 동료 의료진과 직원들을 보며 힘을 얻은 그는 사임 의사는 번복하지 않되 의료원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장기발전안을 마련했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상처를 잘 치유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시켜 더 좋은 일터가 되길 바란다”며 “구성원 모두 합심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김민기 원장을 보좌하며 의료원을 이끌었던 표창해 부원장은 “심적 고충이 심했을텐데 마지막까지 의료원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에 숙연함마저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얻어낸 결과물인 만큼 이를 토대로 의료원을 발전시키는 것은 직원들의 몫일 것”이라며 “지난 26년 동안 보여준 그 열정에 아낌없는 찬사와 감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15일 김민기 의료원장 퇴임식을 진행한다. 공식 퇴임은 20일이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 취득 후, 1994년 신경과 전문의로 서울의료원에 첫 발을 들였다.
신경과 주임과장, 교육연구부장, 기획조정실장, 신축총괄부장, 의무부원장을 역임하고 2012년 서울의료원 의료원장에 임명되어 총 25년간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했다.
2011년 서울의료원이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신축총괄부장으로 실무를 총괄했고, 이듬해 원장으로 취임한 후 서울의료원 성장에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