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중시 첫 의사출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의협 임원 활동·첩약 시범사업 '정책거래' 의혹 제기
2020.01.07 05:5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문재인정부가 두 번째 비서실 개편을 단행하면서 새 국정상황실장에 의사출신 이진석[사진] 청와대비서관을 임명, 향후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원으로 활동했던 당시 공공의료에 무게감을 뒀던 행보를 보였고 최근에는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와의 ‘첩약 급여화 청와대 정책거래’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및 의협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이 실장의 향후 행보와 보건의료정책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된다.
 

국정상황실→국정기획상황실→국정상황실
 

6일 청와대는 기존 국정기획상황실장 업무를 기획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으로 분리하는 등의 청와대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신임 국정상황실장으로 이진석 前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실장으로는 오종식 전 연설기획비서관이 임명됐다.
 

앞서 지난 2018년 7월 문재인정부는 당시 ‘국정상황실’이었던 이름을 ‘국정기획상황실’로 바꿨다. 청와대는 “국정상황실이 그날 그날 벌어지는 일에 대한 현안 대응을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기획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시 국정기획상황실장에 임명된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윤건영 前  실장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전 실장 역할과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서 청와대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실장이 수장을 맡은 ‘국정기획상황실’의 역할은 국정운영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국정 전반의 상황과 동향 파악 업무를 맡는 동시에 국정 운용 기조 수립과 기획 업무까지 담당하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2년이 채 되지 않아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에서 청와대는 ‘국정기획상황실’을 다시 ‘국정상황실’과 ‘국정기획실’로 나눴다.
 

이 같은 재편은 윤 전 실장의 존재감이 상당했던 만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사람이 맡던 역할을 쪼갠 것으로 여겨진다. 윤 전 실장이 역임할 당시보다 ‘국정상황실장’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공공의료 중시 등 의료계서 오랜 활동 이진석 신임 실장
 

이진석 신임 국정상황실장은 울산 출생으로 학성고와 고려대 의학과를 나와 서울대 의대 부교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으로 임명될 당시 그는 의협 회원들로부터 “총액계약제 지불제도 개편이나 포괄수가제 등을 주장하며 반(反) 의사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이 실장은 현직 대학교수이면서 의료정책 전문가이다. 협회 정책 수립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의협이 공공의료를 하자는 게 아니라 공공의료 기능을 개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 2개월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원을 지낸 그는 이후 청와대로 거처를 옮기며 현 정부의 문재인케어 추진 등 중요 역할을 수행했다. 이 실장 이름이 보건의료계에서 다시금 떠오른 것은 ‘한의협 첩약급여화 정책거래 스캔들’이 불거지면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이 실장과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한의협이 문재인케어 찬성 입장에 동참하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밀약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순례 자유한국당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최혁용 회장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해 적잖은 파장이 야기됐다.
 

해당 동영상에서는 ‘첩약 급여화 정책거래’ 외에도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이 비서관 관계에 대한 한의협 임원 발언도 포함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이번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임명으로 기존 정부 정책 기조인 공공의료 강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소위 말하는 ‘돈이 되지 않아도’ 적정 의료서비스를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이 실장이 과거 인터뷰에서 공공의료 정의에 대해 첫째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것, 둘째 국가 보건의료 사업의 기본 인프라를 확보할 것, 셋째 의료기관 운영과 진료의 모범안(案)이 될 것 등을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단체 임원은 “이진석 실장은 예전부터 의료단체에서 활동하며 공공의료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인물”이라며 “앞으로 특히 공공병원 확대 및 공공의료인력 양성 등에 방점을 찍고 활동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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