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 새해 보건의료계 '희망보다 우려'
기관장·단체장 신년사 분석, “어제보다 나은 내일 기원”
2020.01.02 06:30 댓글쓰기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으레 새로운 다짐과 각오로 점철돼야 하는 시점임에도 보건의료계는 희망의 찬가 보다 우려의 절규가 가득한 모습이네요. 그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겠죠. 정부기관을 비롯해 각 의약단체, 병원들에 이르기까지 비장한 마음으로 2020년을 맞이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주요 기관장 및 단체장들의 신년사를 통해 한 해 동안 전개될 대한민국 보건의료계를 짐작해 봅니다. 그래도 어제 보다는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과 함께 말입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사람 중심 경제, 포용 국가를 표방하며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갖고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 등 성과도 있었지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서 아직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 예산은 82조5269억원으로 정부 개별 부처 단위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는 복지부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신년에는 대한민국 성장 동력 마련에 주력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한창이지만 아직 보건복지 분야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접목되는 사례가 부족했습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규제 개선과 인력 양성, 기술 개발에 대해서도 촘촘히 설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올해는 지역과 직장으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보험자로 새롭게 태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공단이 진정한 보험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강보험 발전을 위해서는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의 선순환이 중요합니다. 가입자인 국민이 건강하고 공급자는 합리적인 의료를 제공하며, 공단은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해야 합니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은 계획대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보장률 평가는 다소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지나면 반드시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재정은 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소위 재정적자와 관련해 왜곡된 시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지난해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여러분과 노동조합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공단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


희망찬 경자년(庚子年)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한 해 동안 환자가 사용하는 의약품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안전한 의약품 수입을 위해 해외공장 등록제를 시작했고, 자가치료 목적의 대마성분 의약품 수입과 소아용 인공혈관 등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급도 본격화했습니다.


작년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허가 취소나 위장약 등에서 발견된 불순물(NDMA) 검출 사건은 우리 제약산업의 현주소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습니다.


이에 식약처 전 직원은 2020년 새해를 맞아 ‘국민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을 갖고 식의약 안전 관리 시스템과 역량 완비에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을 ‘사람’ 중심의 안전정책을 도입하는 원년으로 삼고, ‘사람’ 중심의 원칙 아래 기존 제도와 절차를 재설계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새해에도 한국의료 정상화와 회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회원들이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4월에는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치러집니다.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정책 수정이나 변경에 국회 역할이 중요한 만큼 총선기획단 활동에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건축허가를 받은 이촌동 의협회관 신축이 본격화 됩니다. 협회의 주인이신 회원님들의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회관건립에 만전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잦은 진료실 폭력을방지하기 위해 반의사불벌죄 폐지, 진료거부권 보장 등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해 반드시 제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아가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를 통한 자율규제권 및 면허관리체계 확보를 위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대한병원협회는 2020년 새해 새로운 보건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해 모든 부문에서 ‘균형’을 맞추는데 회무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병원계를 위기로 몰아놓고 있는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비롯한 의료 양극화 문제와 건강보험 수가, 각종 규제정책 등 모든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서비스를 재설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전국의 병원인 여러분들도 병원협회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고,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고, 세 겹줄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강력한 의지와 단합된 힘으로 ‘콜라보메디칼스’를 이루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희망찬 새해 새날을, 첫 출근하는 긴장과 설렘의 초심으로 시작하시기 바라며, 병원인 여러분들의 가정에 크신 축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지난해 가장 큰 뉴스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급여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1987년 침시술 건강보험 급여화 이후 32년 만에 이뤄진 쾌거입니다.


또한, 한의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EFT)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감정자유기법’을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등재했습니다.


국민들이 선호하는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도 준비 중입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를 통해 지불방식, 대상질환 등에 대한 방안이 제시됨으로써 첩약 급여화를 목전에 둔 상황입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러한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정부당국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은 지극히 당연한 의료행위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법률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부당한 제약을 철폐하는 그 날까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


첫 직접선거로 선출된 집행부라는 자긍심을 갖고 지난 임기 동안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과 분골쇄신(粉骨碎身)의 각오로 회무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월 보건복지부 내 구강보건 전담부서인 구강정책과가 신설됐습니다. 중장기 치과의료 정책들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등 치과의료 발전을 이끌어 갈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에게 질 높은 치과 예방관리서비스를 제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구강건강지표를 개선하고 구강건강의 불균형 해소에 주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의료기관 1인 1개소 개설 관련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다양한 입법 활동을 전개했고, 현재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논의 중입니다.


앞으로도 저희 집행부는 국회, 정부 및 보건의약단체와 긴밀히 공조해 1인 1개소 위반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뿐 아니라 추가 보완입법 마련에 총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간호계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편적 건강권 보장에 간호사 역할을 인정하고 올해를 ‘세계 간호사의 해’로 헌정했습니다.


또한 2020년은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이며 병원ㆍ의료제도 개혁 및 통계학의 선구자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기고 국민과 환자를 위해 보건의료 개혁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2020년을 시작하려 합니다.


최우선적으로 국민과 환자의 다양한 간호 및 의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간호법 제정 실현에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간호 관계 법령 정비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전근대적인 간호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대내적으로는 우리 간호사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전문성을 제고함으로써 국민건강권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차게 달려가겠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2020년 한해도 제약기업들의 발전과 더불어 제약인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의약품 수출은 10년 연속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대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 여론이 주목하는 등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산업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다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합니다.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 스타트업, 학계, 민관이 긴밀히 호흡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만드는 한편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진 생태계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혁신과 변화의 흐름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체화시켜 제약인 모두 실천적 도전으로 2020년을 ‘제약산업의 해’로 만들어 나갑시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병원장


2020년 새해 서울대병원은 교육‧연구‧진료‧공공의료 등 각 분야에서 더욱 발전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찬란한 대한민국 의료 역사를 만들고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첫째, 최고의 교육수련병원으로서 다음 세대 보건의료전문가들이 미래의료기술과 환경변화에 충분히 훈련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둘째, 보건의료기술 실용화 및 연구 고도화를 위해 융합의학기술원을 신설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셋째 중증‧희귀난치질환 치료에 집중해 명실상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은 국민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공공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가정책협력병원으로서 다양한 의료현안에 해결책을 제시하며 공공의료정책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문정일 의료원장


지난해 존중과 배려의 소통문화를 정착시켜 구성원과 가치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했다면 2020년은 소통으로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첫째,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확산하고 고객 가치 향상을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세대, 직종, 소속 기관을 떠나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하나가 되는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둘째,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모바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의 4차 산업혁명과 발춰 미래 의료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를 이뤄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계속 추구해 나가고자 합니다. ‘가톨릭다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CMA(가톨릭메디컬엔젤스)를 통한 의료 선교 사업도 더욱 더 공고히 해나갈 것입니다.


늘 하던 방식대로 살아간다면 새로운 것은 얻을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에 여러분의 지혜와 힘을 함께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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