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억제제 위축···SGLT-2억제제·GLP-1제제 확대
미국·유럽학회, 당뇨환자 '심혈관질환' 관리 초점···한국도 반영 여부 촉각
2019.04.20 06: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미국·유럽 당뇨병 지침 변화로 인해 치료 약제에 있어 DPP-4 억제제 품목은 위축되고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당뇨 환자에서 높은 합병증 비율을 차지하는 심혈관질환 관리 전략에 초점을 둔 치료제 선택 권고 때문이다.

19일 서울국제내분비계학술대회(SICEM 2019)에서 마련된 '당뇨병 관리 임상 업데이트' 세션에서 미국·유럽 당뇨병 지침 변화가 올해 개정될 국내 당뇨병 지침에서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권혁상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사진]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밖에 안 되지만 그 사이 심혈관계(CV) 안전성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됐다"며 "이로 인해 당뇨환자에서 심혈관계 혜택이 입증되지 않으면 덜 선택되는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런 현상을 반영해 작년에 미국 및 유럽당뇨병학회(ADA·EASD)가 심혈관 혜택을 강조한 치료제 선택을 권고했다"며 "올해 발표될 한국형 당뇨병 지침(KDA) 개정작업에도 관련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및 유럽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19년 당뇨병 가이드라인 중 약물치료에 관한 부분을 보면 당뇨치료제 선택 시 심혈관 혜택 임상근거를 확보한 SGLT-2억제제와 GLP-1제제의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여전히 권고했지만, 2차 치료전략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죽상동맥경화심혈관질환(ASCVD)이나 심부전 질환 유무를 따져보도록 한 것이다.

이후 심혈관질환 위험이 확인된 환자에서는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제제를 2차 치료옵션으로 제시했다.
 

ASCVD나 심부전 위험은 없지만 체중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 환자에서는 2제요법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밝혀진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작용제의 사용을 권고했다.


권 교수는 "미국 FDA가 2007년 심근경색증 위험 증가로 로시글리타존의 사용 중지를 권고한 이후 2008년 제2형 당뇨치료제들은 심혈관계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데이터 입증을 요구했다"며 "이로 인해 심혈관 안전성(CVOT) 연구가 늘었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2015년 천지개벽처럼 우리에게 다가온 EMPA-REG OUTCOME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당뇨약인가 아니면 심혈관질환 예방약인가 하는 충격을 안겼다"며 "이후 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 개선 효과가 입증되며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또한 "바뀐 당뇨지침에선 주사제형으로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가 필요한 환자는 인슐린보다 GLP-1 제제를 우선 쓸 것과 치료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시장 40% 점유 DPP-4억제제 위상 변화여부 촉각 

이처럼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이 중요한 척도가 됨에 따라 지금까지 시장을 선점하던 DPP-4억제제의 위상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8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원외처방액은 649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DPP-4억제제 시장에 견줘 보면 아직 규모가 작지만, 이 계열이 7.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강은석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전체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DPP-4 억제제가 40% 이상(5000억원대 규모)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DPP-4가 사랑 받는 이유는 메트포민은 위장관 부작용, SU는 저혈당 우려 등 계열마다 단점이 있다보니 그나마 DPP-4 억제제가 안전하고 손쉽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당뇨병 가이드라인 변화로 DPP-4 억제제의 위상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심혈관질환과 심부전에 혜택이 있는 SGLT-2 억제제나 GLP-1 제제는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정 당뇨병 진료지침은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권혁상 교수는 "주요 변경사항으로 당뇨병 약물요법에서 제2형 당뇨병환자의 주사제를 GLP-1 수용체작용제와 인슐린으로 분리해 기술했고, 당뇨병 환자의 약제선택, 인슐린 치료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고 고혈압 관리와 이상지질혈증 관리 알고리즘을 신설했다"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당뇨병학회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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