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계단 낙상사고로 보행보조기 없이는 한 발짝도 떼기 힘들었던 여성.
하지만 수술 및 재활 과정을 거쳐 건강을 회복한 후 임신, 출산까지 해서 이쁜 딸을 얻은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훈훈한 미담이 소개됐다.
14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골반재건술을 받은 박선영(41)씨 사연을 소개했다.
박씨는 늘 오르내리던 집 앞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고 떨어져 골반 두 군데가 부러지고 양쪽 발목의 인대가 파열됐다.
박씨는 “당시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골반의 경우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뼈가 붙을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고 했는데, 6개월이 지나도 통증은 계속 심해졌다”며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골반과 비구골절 분야 수술의 ‘대가’로 꼽히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원유 교수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김 교수는 “CT 검사 결과 골반이 틀어진 채 뼈가 안 붙은 상태에서 섬유조직이 많이 형성돼 있어 수술시 다량 출혈이 우려됐다”며 “골반 수술은 큰 혈관과 정맥층 등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하기 쉽지 않은 부위인데 치료시기를 놓쳐 더 어렵고 힘든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결혼 5년째, 엄마가 되고 싶었던 박씨는 수술을 선택했다. 김 교수는 박씨의 골반 뼈 주변에 과도하게 형성돼 있는 섬유조직을 제거하고 부러진 골반 뼈를 원래 모양대로 맞춘 후 고정하는 골반재건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건강히 퇴원했던 박씨는 2년여 만에 딸 호리건 해나(1)양을 안고 김 교수를 찾았다.
박씨는 “사고 이후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눈물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교수님을 만나 새 삶을 선물 받았다”며 “허리와 다리를 제대로 구부리지 못해 집안에서 잠깐 움직이는 것조차 남편의 도움이 필요했던 제가 아이를 낳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전했다.
박 씨는 이어 “다치기 전에는 몰랐던, 당연하다고 여겼던 소중한 일상을 되찾아준 김원유 교수님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어 아이와 함께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선영씨를 처음 만났을 당시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선한데 그 사이 출산도 하고 밝은 모습으로 찾아줘서 오히려 제가 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