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기자] “지원자를 구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모집을 위한 지하철 광고비에만 수 천 만원이 지출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연구 종료 된 보건복지부 국책과제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 사업단이 과제 수행 과정에서 연구에 필요한 지원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정택 한국당뇨병예방연구 사업단장(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인 당뇨병예방연구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 제고를 당부했다.
임상 연구를 위한 충분한 지원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신뢰도 높은 연구가 진행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불필요한 광고비도 과다하게 지출된다.
KDPS는 보건복지부 주관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이다. 당뇨병 전(前) 단계 성인에게 적합한 예방법 개발을 위해 경희대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10개 대학병원과 보건소 및 대한당뇨병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사업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를 통해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예방 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의 근거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예방교육 및 생활습관 중재, 메트포르민 복용 등의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해 각각의 효과를 평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업단은 연구 기간 중 의료기관에서 생활습관 관리 혹은 메트포르민 치료를 받고 추적 관찰에 협조할 당뇨 전단계 성인을 모집했으나, 안정적인 연구를 위해 필요한 목표인원수를 채우지 못했다.
KDPS에 따르면 충주·수원 보건소 단위로 진행한 2세부 당뇨예방 프로그램에는 정상 혈당인 성인 지원자를 제외하고 당초 목표치였던 406명을 뛰어넘는 415명이 최종 등록됐다.
그러나 경희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아주대병원 등 10개 대학병원 단위로 진행한 1세부 프로그램에는 목표치인 744명 중 485명만 최종 등록됐다.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만 구성된 2세부와 달리, 1세부 프로그램의 경우 약품 치료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지원자들이 거부감을 느꼈다는 것이 우 교수의 설명이다.
우정택 교수는 “의료연구 지원자로 협조하는 것이 ‘실험체’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선 임상이 중요한데 지원자 없이는 좋은 연구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충분한 연구비가 지원되는 선진국의 경우 보상 등으로 지원 동기를 마련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체계가 아직 미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