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정부 협상을 전면 보이콧 중인 대한의사협회가 투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협상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의협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를 구성하며 대정부 투쟁에 박차를 가하고자 하고 있지만, 투쟁을 위한 투쟁보다는 최종적인 목표인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사진]은 28일 로얄호텔에서 개최된 제39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우리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시작으로 수많은 투쟁을 해오고 있다. 출구전략이 세워진 투쟁은 성공했고 대부분의 투쟁은 투쟁으로 끝났다”며 “결국 모든 투쟁이 투쟁 자체보다 협상을 위한 투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의협은 최근 의쟁투를 발족하고 투쟁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이번 투쟁은 정부가 백기를 들고 우리가 요구하는 현안을 해결해줘야 끝난다”며 “장기간의 투쟁이 될 수밖에 없고 회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간의 투쟁이 될수록 회원들이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협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투쟁에는 어떠한 정치적 편항도 없어야 하며 오직 회원의 권익을 위한다는 원칙 아래 실현 가능한 협상목표를 정하고 투쟁에 임해야 한다”며 “회원의 울분을 달래기 위한 내부 투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협 집행부가 강경 투쟁보다는 협상력과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형선 인천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최대집 집행부가 회원들을 희생시키지 말고 정부와 마지막까지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의사들도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의장은 “최 회장이 뛰어난 지도력과 협상력을 발휘해 정부와 대화와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최 회장이 투쟁가라는 이미지로 당선이 됐지만 투쟁도 협상도 필요하다. 의협이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대의원들도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요구에 의협은 회원들의 대동단결을 당부했다. 각종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치된 단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은 최대집 의협 회장의 치사를 대독하며 “대정부 협상이 최종결렬됐고 대정부 투쟁 태세로 국면이 전환됐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의료계의 대동단결이다. 이를 통해 수가정상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진료시간 개선, 전공의 수련시간에 대한 국고지원, 일차의료 활성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의쟁투가 구성됐지만 다음주에는 건강보험 특사경법과 실손보험 청구대행 법안 등 의료계를 힘들게 하는 법안 두 가지가 국회에서 심의된다”며 “의료계는 1년 365일 365개의 법안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시의사회는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사항으로 ▲의학정보원 설립 ▲최저임금 상승분 대비 과세제도 개선 및 수가인상 ▲환수 등에 의한 현지조사 불합리화 개선 ▲유방촬영 및 CT 등 비상근 전속의사제도 폐지 ▲미등록 의료기관 및 고의적 회비 미납회원에 대한 법적 조치 ▲대리처방 재진 진찰료 100% 산정 ▲대장암 1차 검진 의료기관 확대 ▲의료기관 배출 폐수 처리비용 대책 마련 등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