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문재인 케어 저지라는 ‘빅이슈’가 존재하는 만큼 새로운 수장에 대한 의사들의 기대가 매우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의사회에서는 지난 24일 추대를 통해 현 강석태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1997년 개원 이후 2년 뒤 의약분업 사태가 터지면서부터 변화하는 정책에 따라 끊임없이 휘둘려 왔다는 강석태 신임 회장 또한 문케어를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이다.
그의 입을 빌려 지역 의사회의 실정과 어려움, 미래 추진 방향 등을 들어봤다.
Q. 새 집행부와 함께 강원도의사회를 이끌게 된 소감은
지난 주말에 의협 비대위가 개최한 장외집회에 다녀왔던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참 서글펐었다. ‘의사로서의 삶, 또 병원 밖에서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살 수는 없는 걸까. 매번 이렇게 집회에 나가 목소리를 높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1997년에 개원해 환자를 보기 시작한 후로 의사로서 지낸 생활들을 돌이켜 보니 정책에 항의하고 정부와 부대낀 기억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맘 편히 진료를 했던 시간이 얼마 안됐다는 거다.
하지만 한 번 발을 들이기 시작한 이상 빠져나오기는 힘들다(웃음).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후배들을 위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위해서는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해야 한다. 주변에서 나를 필요로 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의협에서도 더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적극 협조하려고 한다.
Q. 의협도 새 수장으로 최대집 당선인을 선출했다.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개인적으로 지금 의사들의 여론을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최대집 당선인은 강경한 투쟁을 천명해온 분이다. 의사 회원들이 지금은 의사들을 하나로 모으고 이끌어 줄, 난국을 헤쳐 나가게 해 줄 회장을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의사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겨본 적도, 해결해본 적도 없지 않나. 새로운 스타일의 집행부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집 당선인에게는 핵심공약 20선을 반드시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의료계의 통합과 대동단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3만 의사들이 현재 투쟁하고 있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함이라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 의사 내부에서 분과별, 세력별로 갈리는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정부에 서로 다른 요구를 해서 번갈아 가며 이겨봤자 결국에는 제로섬이다.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떠나 전체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Q. 최근 강원도 지역 의료계가 당면한 과제 등이 있다면
내부 행정 업무 등을 제외하면 의사회가 개별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환자 유출이나 의료전달체계 등의 이슈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실제로 2차·3차 병원에 가야 하는 환자들이 가는 건 문제가 없지만 진료의뢰서를 써달라고 할 때 의사들이 현실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 안 써주면 환자와 갈등만 생기지 해결이 안 되는 시스템이다. 의사 전체가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새 집행부와 함께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해서 힘을 모으고 싶다.
분과별, 직역별 갈등을 뒤로 하고 집결한다면 또 의사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집단도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중요한 과제가 앞에 있다. 추가적 국민 부담금 없이 복지를 늘린다는 얘기는 허구라고 생각한다. 다른 국가에서 대체의학으로 관리되는 한의학을 정부가 비호해주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 측면에서 한의학을 발전시키든지, 규제와 개혁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정하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함께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신임 회장이 ‘합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투쟁’을 주장하고 나선 만큼 회원들의 공감과 합의를 얻어 하나 된 의협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지역 의사회로서 우리도 적극 협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