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이소트레티노인 철저 관리방안 마련해야'
전문가들, '임신예방프로그램 도입 간담회'서 강조
2018.04.13 19:00 댓글쓰기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중증 여드름 치료제 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과 관련해 정부 당국에서 적절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소트레티노인은 중증 여드름 환자들에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임신부가 이 약물을 복용할 경우 태아가 기형에 이르거나 정신박약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약을 복용한 임신부 중에서 약 50%는 임신중절을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1일 국회의원회관 제3회의실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사)임산부약물정보센터와 (주)데일리메디가 주관해 열린 '태아기형유발 약물인 이소트레티노인 등 관리를 위한 임신예방프로그램 도입 간담회‘에서 이처럼 위험한 약물인 이소트레티노인을 정부 당국이 철저히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스라엘 Macabbi 연구소 코렌 박사[사진 左]는 "식약처가 주도적으로 가임 여성, 임신부 태아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이소트레티노인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소트레티노인은 로슈가 처음 시장에 출시했을 때부터 부작용이 예상됐다”라며 “미국 FDA에서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2002년부터 임신예방프로그램(Pregnancy Prevention Program)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영국, 호주,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임신예방프로그램을 통해 처방의사가 환자를 등록하면 지정된 약국의 약사를 찾아야만 이소트레티노인을 구입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중 이중피임과 복용 전후 임신여부검사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코렌 박사는 "임신예방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임신예방프로그램은 가임여성 환자에 대해서만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이를 넘어서 의사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소트레티노인 위험성 모르는 의사들 많아 교육 필요-인터넷 불법거래도 근절시켜야"


그는 “현재 시행되는 임신예방프로그램은 환자만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넘어 의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온라인 교육이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소트레티노인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다. 정해진 과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을 통과해 인증서를 받았을 때만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환자들 간 판매를 근절할 수 있도록 식약처의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렌 박사는 “중증여드름 치료젱기 때문에 의사가 처방해주지 않을 경우 환자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약을 구하려 할 수 있다”라며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환자들 간 거래에 대해 강력히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식약처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재차 힘줘 말했다.


코렌 박사 발표 이후에는 이소트레티노인을 둘러싼 전문가들 간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 중 의미 있는 질의응답 사례를 소개한다.


Q. 이소트레티노인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앞으로는 이제껏보다 심혈을 기울여서 환자의 태아건강까지 신경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태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처방을 관리하고 규제하는 데까지 행정력이 닿으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소트레티노인은 너무 규제만 해서는 안 되는 약이다. 가임기 여성 외 다른 환자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증여드름 환자를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게 해주는 약인만큼 처방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선이었으면 좋겠다. (조소연 서울대학교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
 

Q. 이소트레티노인은 부작용이 심각한 약물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가 인지하고 있는지. 환자들 간 이뤄지는 인터넷 판매에 대해서는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이소트레티노인 외에도 전문의약품이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것은 불법이다. 식약처에서는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요원을 두고 있다. 혹시라도 단속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더 열심히 임할 것이다. 환자가 처방을 받아 복용하다가 중증여드름이 완치되면 남는 약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합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유통경로다. 이 부분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해나가겠다. 또 설명서만으로는 환자에게 위험성을 인지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오늘 간담회를 통해 알게 됐다.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보다 효율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과 과장)


Q. 이소트레티노인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 산부인과 의사조차도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실수할 수 있다. 주변에 결혼을 앞두고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한 전공의가 있었다. 신혼여행에서 임신이 된 것 같다며 아이를 걱정했다. 수정 전 복용이라 다행히 아이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산부인과 의사도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약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이 부족한 것이다. 환자, 의사, 약사가 삼중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과감하게 퇴출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홍순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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