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67개 지부가 신청한 집단쟁의조정에서 64개 지부가 병원 측과 교섭에 성공해 이제 전남대학교병원, 을지대학교병원, 을지대학교을지병원만 노사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세 곳의 병원 모두 합의점을 찾기에는 병원 측과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사안에 있어 간극이 커 합의점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67개 지부 중 유일하게 파업 중인 전남대병원은 여전히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 지부는 주 52시간 근무에 맞춘 인력 대폭 충원,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적된 법 위반사항 즉각 개선, 2016년 노사 합의사항 즉각 이행 등을 병원 측에 촉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남대병원 노사의 교섭 타결을 위해 간부 파견 및 이 사안을 여론화하고 오는 18일 총력집중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을지대병원과 을지대을지병원 노사 역시 쟁의조정 기한이었던 지난 11일 자정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 사흘이 지난 14일 자정까지 추가적으로 진행된 교섭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두 병원의 노동조합은 지방노동위원회 권유에 따라 파업을 잠정 유보하고 추석 전까지 다시 자율교섭에 나선 상태이지만 협상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어 노조가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을지대병원과 을지대을지병원의 경우에는 파업할 권리는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병원 측에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을지대재단 병원의 교섭권한은 홍성희 을지대학교 총장에게 있는데 그가 노사 협상에 임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을지대재단 병원은 지난 2년 연속으로 파업이 벌어졌었는데 병원 측이 당시 합의했던 사안들에 대해서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올해 교섭 또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건의료노조 측은 예상하고 있다.
산별중앙교섭 신청 46개 병원 모두 '합의'
한편, 전국 46곳의 병원과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월 7일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가진 후 8차례 교섭과 3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며 2018년 산별중앙교섭을 타결했다.
구체적인 노사 합의 내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인력 확충을 통한 주52시간 상한제 준수 ▲시간외근무 줄이기와 공짜노동 없애기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선 ▲연말까지 법적 권한을 가진 사용자단체 구성 ▲산별 노사공동기금 1억원 조성 ▲산별임금체계 모색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 추진 ▲2019년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시급 8400원 ▲임금인상 등이다.
산별중앙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 보건의료노조는 '공공병원 파견용역직 정규직 전환에 따른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마련, 파견 용역직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물꼬를 텄다.
또 다른 산별중앙교섭 주요 쟁점이었던 주 52시간 상한제 실시와 관련해서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주 최장 52시간)의 근로기준법을 준수키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노사 양측은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고 근무형태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주52시간 상한제 준수 및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노사 양측은 시간외근무를 객관적으로 기록·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시간외근무를 정확히 하면서 노동시간 실태조사 기구를 구성해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임금인상과 관련해 민간중소병원의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을 수용해 총액 3%를 인상하기로 했고 나머지 지방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산별중앙교섭 참여 병원들의 경우 노사 자율교섭을 통한 결정이나 해당 노동위원회 조정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2019년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50원 많은 시급 8400원으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인력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편 및 간호사 야간근무제도 개선,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산별중앙교섭 타결로 주52시간 상한제 실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핵심요구를 놓고 현장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에서의 교섭 속도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현장교섭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