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성 안(眼)질환 치료제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데 반해 국내 제약 및 바이오사들의 시장진출은 요원해 보인다.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이 꼽힌다. 이들은 3대 노인성 실명질환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내장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수술이 우선적인 치료법이다. 약물요법은 보조 수단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녹내장과 황반변성의 치료제 시장은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이 자리를 꿰찬 형태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이제 막 시장 진입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2년 58만4558명에서 2016년에는 80만7677명으로 38.2%나 증가했다. 환자 증가에 따라 녹내장 치료제 시장 역시 성장세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2016년 녹내장 치료제 규모가 약 4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녹내장 치료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잘라탄(프로글라딘)’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화이자의 잘라탄과 '잘라콤' 등은 지난해 103억원으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말 FDA가 미국 안과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에어리 파마슈티컬스의 녹내장 치료제 '로프레사'(Rhopressa: 네타수딜 안과용 액제) 0.2%를 승인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국제약품, 종근당이 녹내장 치료제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연구 과정이라 시장 진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제약품은 녹내장 개량신약을 연구 중이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아직 연구 단계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라고 말해 초기 단계임을 시사했다.
종근당 역시 녹내장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 녹내장 치료제 개량신약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회사 전략상 성분명이나 구체적인 정보를 알릴 수는 없으나 3상까지 마치면 국내 녹내장치료제 시장에서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반변성 시장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현재 바이엘의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노바티스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일리아와 루센티스만 유일하게 허가를 받았고 아바스틴은 항암제로 승인을 받았지만 유사한 효능을 인정받아 오프라벨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황반변성은 노인성 안질환의 하나로 국내 약 15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20년에 이르면 전세계 환자 수가 약 2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황반변성 치료제는 처방받는 환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개발이 쉽지 않은 약품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 제약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알테오젠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SB11’을 개발 중이다. 작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상 임상을 승인받아 글로벌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0년 7월 경 임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미국에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의 비임상을 준비 중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2022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중”이라며 “세계 시장에서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에서는 빠른 단계를 밟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시장에서 판매될 경우 ALT-L9가 약 1조원 정도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인성 안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노인성 안질환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소수 의 약품의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라 진입을 중요하게 여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