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응급실 폭행범에 ‘형량하한제’가 도입되는 등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된다. 또 안전한 응급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해 응급실 보안인력 배치가 의무화되며, 이를 위한 응급의료수가 개선을 검토키로 했다.
11일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경찰청(청장 민갑룡)은 응급실 내 응급의료 종사자 폭행 사건을 예방하고 안전한 응급실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한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응급의료 방해로 신고·고소된 893건 중, 365건(40.9%)이 폭행이었다. 방해 행위의 주체는 대부분 환자(82.5%) 또는 보호자(15.6%)였고, 주취자 비중이 67.6%였다.
응급의료법에는 폭행에 의한 진료방해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법보다 강화된 처벌 규정을 명시했음에도 실제 법 집행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응급실 폭행범에 대해 실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량하한제를 추진한다. 구체적인 양형기준은 관계기관 협의 후 결정된다.
응급실 보안 인력 배치도 의무화 된다.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에 보안인력 최소 배치기준을 명시하고 응급실 보안인력 확보를 위한 응급의료수가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폭행 등 진료방해 행위의 3분의 2 이상이 주취자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경찰청-지자체-의료기관 협력을 통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확대된다. 효율적 관리를 위한 경찰-의료기관 간 업무지침’을 마련하게 된다.
또 응급실 폭행 사건 발생 시 경찰이 신속히 출동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흉기 사용, 중대 피해 발생 등의 주요 사건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응급의료 현장 폭력행위 대응지침’을 시행키로 했다.
응급의료종사자 대응지침도 마련한다. 폭행 예방을 위한 응급실 환자 응대 요령을 안내하고, 폭행 사건 발생 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 경찰 신고, 증거 확보, 경찰 수사 협조 등 후속조치 사항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매년 응급의료기관에 지원하는 보조금(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해 응급실-경찰 간 핫라인(폴리스콜) 구축을 독려하고, CCTV, 휴대용 녹음기 등 보안장비 확충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응급실 내 폭행은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다른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공공의 문제”라며 “응급의료종사자가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