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최근 전남대학교에서 의과대학 출신 정성택 신임총장이 취임한데 이어 울산과학대학교에서도 의사 총장이 배출됐다.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 이사회는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울산과학대학교 12대 총장에 조홍래 울산대 산학협력 부총장(의대 외과)[사진]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울산과학대학교는 고(故)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대학이다. 학교를 운영하는 울산공업학원 산하 기관으로 울산대학교·울산대병원 등이 있다. 울산공업학원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조 신임총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한림대 의대 교수를 거쳐 울산대병원 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앞서 2011년~2016년엔 울산대병원장 3연임에 성공했다. 병원장을 역임할 당시 울산대병원은 지역 최초로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학교법인으로부터 2100억원을 지원받아 암센터를 준공했으며,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유치하는 등 당시 과감한 돌파력을 보였다.
이사회가 물망에 오른 3명의 교수 중 최종적으로 조 신임 총장을 낙점한 것도 병원장 시절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울산대병원은 조 신임총장이 사학 발전과 아울러 병원과 관련한 사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자체·지역계와 적극적으로 공조해줄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제 2병원 설립이 지지부진한데 조 前 병원장은 부총장직에 있는 동안 울산시와 해당 사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한 실무자 중 한 명”이라며 “울산지역 주요대학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지역의료 현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연이은 의사출신 총장 탄생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난 달에는 전남대학교가 21대 총장으로 정성택 교수(의대 정형외과)를 임명했다. 정 총장은 총장후보자 선거에서 전체 투표수 1위를 차지한 후 이사회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조 신임총장은 올해 두 번째로 선임 소식을 알린 의사 출신 총장이다.
한편, 최근 몇 년 새 의료계에선 의대 교수들이 총장직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9년 장성구 교수(의대 비뇨의학과)가 경희대 총장선거에서 예선 1등에도 불구하고 최종 후보자까지 올랐지만 법인이사회 관문을 넘지 못했다.
2018년에는 고려대 총장선거에 선경 교수(의대 산부인과)가 의과대학 출범 47년만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교원투표결과 1위를 차지했음에도 총장추천위원회로부터 선출되지 못했다.
연세대에선 대통령 주치의 출신 이병석 교수(의대 산부인과)와 윤도흠 전 연세의료원장이 출마했다. 이 교수의 경우 9부 능선인 정책평가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총장직에 오르지는 못했다.
국립대에선 2018년 충남대 송민호 교수(의대 내과)가 14년 만에 의과대학 출신 충북대총장직에 도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해에는 경북대 감신 교수(의과대학 예방의학과)가 출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화여대에서도 지난해 17대 총장 선거에 이선희 예방의학 교수(의대 예방의학과)가 입후보하며 첫 의사출신 총장 배출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불발됐다.
정 총장과 조 신임총장 외 최근 배출된 의대 출신 총장으로는 지난 2018년 조선대학교총장에 선임된 민영돈 총장(의대 외과학교실)이 있다.